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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과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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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원 [dizimon] 쪽지 캡슐

2006-09-26 ㅣ No.104685

오늘 오후에 은행에 갔었는데 은행 마감시간이라 사람들이 좀 북적였습니다. 은행일을 마치고 나오는데 은행 초입 출입구 문틈에 만원짜리가 널려있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5장이나... 이게 웬 떡이냐 하며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주우면서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꽉 채웠습니다. 초입 출입구인데 CCTV가 찍힐까? 가질까? 은행에 주인 찾아주라고 갔다줄까? 5만원 밖에 안되는데 찾으러 오겠어? 약 30-40초의 순간이었는데 정말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하필 그 찰라의 순간에 하느님이란 분이 번뜩 생각난 건 웬 조화인지 떨리는 마음으로... 은행에 다시 들어가 은행 안내를 해주는 분께 "은행 출입구에서 주웠으니 꼭 주인 찾아주세요" 하고 돈을 주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알았습니다" 하며 제가 준 돈을 주머니에 넣는게 영 찜찜했지만 이미 내 손을 떠난 돈이니 어쩌겠어요... 나오면서 저 사람이 갖는 거 아니야? 괜히 돌려줬나? 아니야, 잃어버린 사람은 얼마나 급했으면 돈을 흘리고 갔겠어? 찾으러 올꺼야, 내가 5만원 없다고 못살아, 왜 사소한 것에 목숨걸지?

30-40초의 순간에 하느님만 생각나지 않았더라도 내 지갑 속에서 자고 있었을 돈이었고, 은행 직원이 가졌을까봐 솔직히 아쉬운 마음도 있습니다.

그리고 쫌 전에 은행에 다니는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봤습니다. 그 친구 왈 "은행 안도 아닌데 그 돈 갖지 그랬어, 글구 그 직원이 너 전화번호 안물어봤어? 주인 돌려줬는지 확인해주고, 주인 못찾으면 너한테 돌려주거든... 그 사람이 가질려구 했나보다..."

헉, 이럴수가... 대범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B형인 내가 왜 그 순간에 그 분이 생각나서 소심쟁이가 됐는지 지금도 쫌 아쉽긴 하지만... 내가 5만원 없다고 큰일나나? 내가 잃어버렸다고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혹 그 직원분이 가지셨을지, 주인을 찾아주셨을지 모르겠지만 가지셨더라도 조금이나마 삶에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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