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2일 (토)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성지순례기 1처 ( 수원교구/ 용인 고초골공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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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남 [agnes536] 쪽지 캡슐

2022-10-13 ㅣ No.10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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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0일 역시나 토요일 오전5시 30분 출발을 하는 김대건 안드레아길이 있는

용인 처인구 학일리의 고초골 공소를 향해 달려간다.

오늘의 계획된 순례길 또한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도보성지순례길로 이어진

몇시간의 길을 작정하고 간다.


안내장에 표기된 미리내 애덕고개를 넘고 문수산터널을 지나고 산길따라

걷다보면 나타난다는 고초골 공소인데...

아마도 우리네 걸음으론 4-5시간은 또 족히 걸리리라. 각오한다.

처음가는 고초골 공소를 먼저 들러 순례하고 거꾸로 애덕고개를 넘어가려

계획을 세워 가면서도 행여라도 길잡이인 나풀이 리본이라도 안보이면

걱정은 된다마는/.....

7시 15분 에 도착한 산골 마을은 비온뒤의 눅눅함과 후덥지근함이

개운하지 않은 하루를 열어 가는듯...하다.



늘 그러하듯이 두리번 찾아대는 공소바닥 성전이 보이지 않는다.

여기 저기 작고 오래 방치된듯한 여러채의 주인장 없는 집들이

썰렁하다 못해 월하의 공동묘지라도 연상케 하는듯한 무인가택..들은

아마도 지난 몇년간의 코로나의 후유증 때문이리라... 기어코 이 호젓하고

평안한 쉼터마저 여지없이 자빠뜨린 것이다.ㅠㅠ



집앞 마다 붙어 존재감에 으쓱대는? 라자로.와 마르타. 마리아의 집/

우리 주님께는 세상속 가장 편안한 휴식처라던 이 집 역시나 굴뚝엔 연기도

피어오르지 않는 나간 집처럼 어둡고 썰렁하게 앉아있다.

"예수님~ 주인장들 다 오데 갔노~"



다음은 신안드레아 순교자의 집이 나타났다.. 멀어져가고

유군심 치칠로의 집도 저 만큼 아래에 쉬어가라 손짓한다.



이어지는 십자가의 길에서 만나는 한 가르침의 글귀

"이 십자가길에서 너를 살리기 위해 내가 죽었다. "



저 아래 질컥거리는 흙을 밟으며 오르는 오늘 십자가의 길에는

각 처마다 함께 서있는 옹기항아리 3개 는 어떤 영성의 가르침을

또 우리에게 깨닫게 해주려고 저리도 묵묵히 서있는고?..

다행히도 썰렁한 한줄기 바람이라도 불어주어 위로가 된다.



십자가 길 오르는 길에 우리 주님 팔벌리고 이곳을 찾는 모든이를 강복하시며

쪼매만 기다리라 위로하신다.



외롭고 썰렁한 방치된듯한 성모님 앞에 오늘도 촛불봉헌으로 기도의 향기

무지개 타고 오른다.



1891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고초골 공소는 수원교구 중 가장 오래된 한옥 공소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근대 천주교가 정착하면서 한옥 건물의 기능과 형태가 변해 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고초골 공소는 근대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8년 3월 9일

등록문화재 제708호로 지정됐다.

 

1820년경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모여 들면서 생긴 마을이 교우촌이 형성됐다.

이런 가운데 1866년 병인박해로 이곳에 숨어 살던 교인들이 순교했고 마을은 불타 없어졌다.

20년 후 1886년 ‘조선과 프랑스의 조불수호통상조’ 체결로 조선에 선교 자유가 허락됐고

이곳에 다시 천주교인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다시 마을이 형성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살게 됐지만,

기도드릴 곳이 마땅치 않았다. 이렇게 마련된 곳이 지금의 고초골 공소다.



1891년 지어진 이곳은 1900년경 78명의 신자에서 1920년에는 230여명으로 늘어나면서

신앙의 보금자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사장소로 사용되던 공소건물은 지금은 철거되어 새로이 단장하려는 듯 철구조물만 앙상하게

얼기설기 엮어있고, 바닥도 다 깨부수어 환골탈퇴라도 하듯 철거현장에라도 온것 같은 어수선함이다.



공소앞 오래된 종탑의 종이 그래도 옛스러움을 간직한채 묵묵히 새로이 태어날 공소의

부활을 인내하고 있다.



원삼 본당이 설립됨에 따라 고초골 공소 용도가 없어지게 되어

이에 원삼본당은 2004년 이곳을 ‘피정의 집’으로 확대해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공소를 중심으로 인근에 있던 폐가를 활용한 곳도 있고 새로 증축한 건물 등을 포함해

총 9곳의 공간이 마련됐다.

이름하여 나자로의 집이며.... 순교자의 집이며... 명명한 영혼의 쉼터


 

초골 공소는 ‘청년 김대건의 길을 걷다’라는 순례길 스탬프 투어 중 세 번째 장소로

스탬프 찍는 재미도 함께 누릴 수 있다.

그나저나....

처음의 계획과는 틀어져버린게 사방팔방을 다 찾아봐도 길안내 꼬리표가 없다.

저 높고 울창한 산속길을 나침반도 없이는 도저히 갈수가 없도다.

8시 좀넘어 차안에서 싸가지고 간 김밥과 두유 야채 과일로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나가는 길에 있는 한덕골 성지를 들러가야겠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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