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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과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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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3-01-09 ㅣ No.226879

 

 

연말 연초에 한국 가톨릭인이 주인공인 두 편의 영화가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두 영화는 안중근 토마가 주인공인 영화 영웅과 김대건 안드레아가 주인공인 영화 탄생이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두 극영화가 모처럼 가톨릭을 대표하는 위인의 삶을 영화화 해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였으니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더군다가 작게 만들어서 작게 개봉하는 것이 아닌 것이 특기하다. ‘영웅은 제작비가 133억이고, ‘탄생150억이다. 제작비가 크다고 작품의 퀄리티를 보장하는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간 종교인을 다룬 영화들이 특정 관객을 타깃으로 한 영화였다면, 두 대작은 안중근 의사와 김대건 신부, 이 두 인물이 대중성을 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영웅19091026일 하얼빈역에서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총을 쏜 안중근 의사가 1910326일 여순 감옥에서 순국하기 전 1년의 행적을 다룬 뮤지컬 영화다. 안중근 의사는 한국인이라면 모를 리 없는 독립운동가이지만 그의 결심과 활동, 그의 가족과 신앙, 그가 주창했던 동양평화론에 대해서는 익숙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영웅은 안중근이라는 한 조선인을 자세히 알 뿐만 아니라 한 명의 사상가로서, 한 명의 신앙인으로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기회다.

 

천주교인으로서 살인을 행한 것에 대해 신에게 고백하고 용서를 빌지만, 대한제국의 군인으로서 해야할 의무를 행한 점에는 후회가 없다는 안중근 의사의 법정 증언은 언제나 양자택일의 정당성 앞에서 고민하는 현대인에게 많은 깨우침을 준다. 동양평화론이라는 안중근 표 사상 체계는 전쟁과 경계적 종속이 여전한 힘의 국제 권력 관계에서 중요한 준거를 세우게 한다.

 

탄생은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기리며 만들어진 대작이다. 1821년에 태어난 김대건이 1836년에 조선인 신부가 되기 위해 유학을 떠난 해부터 1845년 순교하기까지 마카오, 만주, 중국, 조선을 오가며 위태로운 조선과 천주교인들 앞에 대의를 행한 역사를 다루는 이 영화를 한 편의 히어로물이라고 칭하고 싶다. 종교를 떠나 김대건이란 인물이 대단한 역사적 인물임을 널리 알릴 소중한 작품이다.

 

영화는 김대건 신부의 행적을 따라간다. 아름다운 청년 김대건이 천주의 가르침대로 평등한 세상을 살기 위해 여러 국경을 넘어야 했던 그의 고난에 찬 경이로운 여정에 더 눈길이 간다. 바닷길을 개척하면서 서양 해양학에 눈을 뜨고, 불어와 중국어를 유창하게 말했던 엘리트 지구인 김대건 신부가 순교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역사적 상상을 해 보며 영화를 보는 마음은 내내 안타까움으로 떨렸다.

 

두 영화는 가톨릭 외에도 공통점이 많다. 제국주의가 태동하던 격동의 시기인 조선 후기,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흔들리던 민중의 현실, 대의 실현을 위한 선택의 갈등 앞에 놓인 인간적 두려움, 의연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초인적 힘,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 그리고 어머니. 두 영화 속 세상을 유랑하던 한국 남자들의 디아스포라는 지금도 많은 영화에서 구현되는 현대적 주제와 맞닿아 있다.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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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탄생,가톨릭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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