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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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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서는 소풍과 수학여행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압사 사고 이후, 안전과 책임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학교는 점점 더 조심스러워졌습니다. 사고를 예방하려는 노력은 꼭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도 있습니다. 바로 ‘사람을 사람으로 만나는 시간’입니다. 학교는 배움의 공동체이면서 동시에 경쟁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시험과 평가를 통해 학생들은 끊임없이 비교되고 서열화됩니다. 그러나 소풍과 수학여행에서는 달랐습니다. 성적순으로 줄을 서지 않았고, 점수로 평가받지 않았습니다. 서로의 다른 모습이 드러났고, 그 속에서 친구의 새로운 장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저도 학창 시절 소풍을 가면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응원 춤을 추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교실에서는 성적으로 평가받았지만, 소풍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나’로 친구들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풍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관계가 회복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소풍과 수학여행은 ‘제3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쟁의 공간도 아니고, 규율의 공간도 아닌, 관계가 살아나는 공간입니다. 오늘 우리는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성심은 사랑의 상징입니다. 그런데 그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는 사랑입니다. 평가하기 전에 사랑하시고, 판단하기 전에 품어주시는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학교처럼 가르치지 않으셨습니다. 회당에서만 가르치신 것도 아닙니다. 길 위에서, 호숫가에서, 들판에서 제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함께 먹고, 함께 걷고, 함께 머무르셨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소풍과도 같고, 수학여행과도 같습니다. 그 여정 속에서 제자들은 변화되었습니다. 베드로는 충동적이었고, 때로는 실패했습니다. 세 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를 평가로 밀어내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다시 불러주시고,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물으시며 사랑으로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성심은 바로 그런 마음입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으켜 주시는 마음, 부족해도 품어주시는 마음,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으시는 마음입니다. 청소년 음악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 음악회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소풍과 같은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적이나 실력으로 평가받는 자리가 아니라, 각자가 가진 재능을 자유롭게 나누고, 서로를 응원하며 기뻐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노래를 잘하고, 누군가는 악기를 잘 다루고, 또 누군가는 무대 뒤에서 묵묵히 봉사할 것입니다. 그 모든 모습이 소중합니다. 그 모든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예수님의 성심은 바로 그런 다양성을 사랑으로 받아들이시는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때로 스스로를 평가하고, 서로를 비교합니다. ‘나는 부족하다’, ‘나는 잘하지 못한다’라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리를 점수로 보지 않으십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사랑으로 바라보십니다. 그래서 신앙은 경쟁이 아니라 관계입니다. 신앙은 평가가 아니라 사랑입니다. 오늘 예수 성심 대축일을 맞이하며, 우리도 주님의 마음을 닮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로를 판단하기보다 이해하고, 비교하기보다 격려하며, 평가하기보다 사랑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본당이, 우리 가정이, 그리고 우리의 신앙이 누군가에게는 ‘소풍과 같은 시간’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마음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예수 성심의 사랑이 우리 안에서 살아가는 모습일 것입니다. “주님, 저희를 평가하지 않으시고 사랑으로 품어주시는 당신의 성심을 닮게 하소서. 저희가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으로 하나 되는 공동체가 되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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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061 | 기도. | 2026-06-11 | 이경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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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058 | 삶은 메아리의 법칙이다 | 2026-06-11 | 김중애 |
| 190057 | 기도와 자아포기는 떨어질 수 없음. | 2026-06-11 | 김중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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