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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현 신부님_김건태 신부님_이병우 신부님 묵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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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우 신부님_"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마태5,44)
'완덕이란?'
오늘 복음(마태5,43-48)은 '원수를 사랑하여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마태5,44-45)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마태5,46-47)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5,48)
'산상설교의 말씀(마태5-7장)'은 오늘 복음처럼 어떤 해석이나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내용이 짧고 간결해서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그대로 실행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 실행이 너무나도 힘들고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을' 바라봅니다. 하느님의 완전한 드러남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고, 그분의 '십자가를' 자주 바라봅니다. 그 큰 사랑 안에 머무르려고 노력합니다. 거기에서 '원수를 사랑하는 힘'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신 예수님께서 우리보다 먼저 원수를 사랑하셨고, 박해자들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23,34)
그리스도인들은 완덕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완전한 모습을 보여주신 예수님이 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삶의 자리에서, '나의 생각과 말과 행위가 예수님의 생각과 말과 행위에 온전한 일치'가 바로 '완덕'입니다.
조욱현 신부님_원수를 사랑하여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인의 사랑의 절정을 제시하신다. 단순히 이웃을 사랑하는 데에서 멈추지 않고, 원수까지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요구하신다. 이 계명은 인간의 본능을 넘어서는 것이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삶이 드러난다. “원수를 사랑하여라.”(44절) 이 말씀은 우선 원수를 위해서라기보다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원수를 미워하는 것은 그에게 해를 끼치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파괴한다.”(Enarrationes in Psalmos, 109, 4 요약) 즉, 증오는 상대방보다 나 자신을 먼저 병들게 한다. 원수를 사랑하고 기도할 때, 우리는 증오에서 해방되고 하느님의 자유를 누리게 된다.
예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을 십자가 위에서 완성하셨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34) 이 기도는 그분이 삶과 죽음으로 보여 주신 실천이었다. 초대 순교자 스테파노도 같은 사랑을 드러냈다. 돌에 맞아 죽어가면서도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사도 7,60)라고 기도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를 가리켜 “스테파노는 말로만이 아니라, 죽음 속에서도 그리스도를 닮았다.”(Homilia in Acta Apostolorum, XVII 참조)라고 평가한다.
하느님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45절) 성 아타나시오는 이를 이렇게 풀이한다. “태양은 차별하지 않는다. 하느님의 은혜도 그러하다. 그 빛을 거부하는 것은 인간의 자유일 뿐이다.”(Orationes contra Arianos, II, 67 요약) 따라서 우리가 원수를 사랑하는 것은 단순한 윤리가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에 동참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결론적으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48절)라고 말씀하신다. 이는 하느님의 절대적 완전성에 도달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비와 사랑의 완전성을 닮으라는 것이다. 교리서도 이렇게 설명한다. “사랑은 모든 덕의 원천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인내하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낸다. 사랑은 그 자체로 완전성이다.”(1827항)
원수를 사랑한다는 것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선택이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역사하실 때, 우리는 인간적인 한계를 넘어 하느님의 사랑에 참여할 수 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불가능해 보이는 요구를 한다. 그러나 바로 그 불가능 속에서 은총의 가능성이 열린다. 원수를 사랑할 때, 우리는 단순히 더 착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닮아 하느님의 자녀로 변화되는 것이다.
김건태 신부님_원수 사랑 시나이산에서 체결된 옛 계약의 중개자 모세가 사회관계 속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취해야 할 기본적인 자세를 중심으로 법 규정들을 열거해 나갔다면, 예수님은 이 규정들이 가지고 있는 한계점들을 지적하고 보완하는 데 주저하지 않으십니다. 모세는 악행을 열거하고 그에 상응하는 징벌을 성문화하는 데 만족했다면, 예수님은 이 악행을 온전한 사랑으로 극복할 것을 요구하십니다. 그분이 선포하고 완성하러 오신 하느님의 나라는 더욱 완벽한 신앙 자세를 기초로 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이를 향해 마음이 온전히 열려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한 일입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사는 이 사회를 좀 더 인간다운 사회, 서로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살맛 나는 사회로 만들 수 있을까? 과연 그런 사회가 가능하기나 할까 궁금하기만 합니다. 인간 상호간의 관계가 여전히 미움이나 불신 상태에 머물러 있음에도 말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 사회 구조라는 것이 우리 인간들의 서툰 지혜의 결과물이라는 것이 또 다른 문제입니다. 시공의 제한을 받는 인간의 지혜, 근시안적이거나 때로 의도적으로 왜곡될 수 있는 인간의 지혜를 과연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대두됩니다.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서 예수님은 이웃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자세를 온전히 새롭게 할 것을 촉구하십니다. 그분의 가르침은, 단순한 정의의 차원에서 제정된 법규들, 복수(復讐)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목적으로 제정된 동태복수법에 기초한 법규들과 비교해 볼 때, 보다 근원적입니다. 주님은 어제에 이어 오늘의 가르침, “원수를 사랑하여라”와 같은 근원적인 가르침이 인간사회의 가장 자연스러운 규범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시면서 비폭력을 역설하십니다. 그분은 당신을 따르는 모든 사람이 증오의 벽을 허물어버리는 사랑의 증인이 되기를 바라십니다. 거룩하신 하느님, 모든 이에게 똑같이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비를 내려 주시는” 하느님은 우리 모두 그분의 가르침을 따라 살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나 “원수를 사랑하여라”하는 주님의 위대한 가르침 앞에서, 이 하나는 분명해 보입니다. 원수가 아닌 사람 사랑은 당연하다는 전제입니다! 원수까지 사랑의 대상에 포함시키기 위해서, 원수가 아닌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형제 사랑, 이웃 사랑 실천에 모자람이 없을 때, 원수 사랑도 가능함을, 원수도 사랑할 수 있음을 역설하시는 듯합니다. 이웃의 범위를 넓혀 원수까지 담아낸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위로와 격려의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오늘 하루, 사랑 실천으로 주님을 증언하고, 주님이 그러하셨던 것처럼 보다 넓고 깊은 사랑으로 원수까지 이웃으로 담겠다는 의지로 이 하루를 꾸며나가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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