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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이 세상을 즐기고 만끽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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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상을 바라볼 때, 우리는 오로지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바라보고, 그걸로 평가하고, 단죄하는 경향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요즘 저도 그런 체험 종종 하게 됩니다. 쓰레기를 열심히 치우고 있을 때, 변기 뚫으러 갈 때, 트럭 몰고 나가서 대절 버스 짐칸에 있는 짐을 옮겨 실을 때, 대체로 사람들은 존중하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말도 함부로 합니다. 그래서는 정말 안되는 데 말입니다.
눈으로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시선이 있습니다. 마음의 눈이요 영혼의 눈입니다. 영혼의 눈은 곧 하느님 아버지의 시선이요 연민과 측은지심의 시선이요, 너그럽고 관대한 시선입니다.
언젠가 공동체에 비상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한 형제가 문제를 해결하느라 미사 시간 직전까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내려왔다, 올라갔다 하다가 겨우 해결을 했습니다. 미사 시간에도 늦었고, 성당에 들어왔는데 몰골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손과 발이 흙투성이인데다, 땀에 절은 티셔츠에서는 쉰내가 펄펄 났습니다.
그 모습을 본 한 형제, 영적 생활에만 몰두하지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형제는 땀 흘리며 들어온 형제를 마음으로 단죄합니다. ‘저 형제는 맨날 미사 시간에 늦어. 그리고 이 거룩한 미사에 옷차림이 저게 뭐람. 해도해도 너무 하구먼.’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딱 그랬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꼬일대로 꼬였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외칩니다. “요한의 제자들은 자주 단식하며 기도를 하고 바리사이의 제자들도 그렇게 하는데, 당신의 제자들은 먹고 마시기만 하는군요.”(루카 5,33)
사실 예수님의 제자들이 먹고 마시기만 한 것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이 지방 저 지방 두루 다니면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했습니다. 스승님을 도와 끊임없이 몰려드는 군중들의 질서를 잡아주었고, 스승님으로부터 치유의 은사를 받아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려주기도 하면서 쌍코피 터지도록 사목을 했습니다.
그러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 그런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전도 여행하느라 너무 배가 고파 오랜만에 잔칫집에 가면,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을까 싶어, 원없이 먹고 마시던 그런 모습만 기억하고 헐뜻고 있는 것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예수님의 제자들이 신나게 먹고 마셨던 모습, 너무나 마음에 들고 재미있기도 합니다. 그렇게 제자들이 마음껏 먹고 마시게 놔두신 예수님도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 땅에 보내주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물론 예수님을 본받아 열심히 하늘나라를 선포하고 복음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측면도 무시하지 못합니다.
영혼을 지닌 우리지만 엄연히 육체도 지닌 우리입니다. 기도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육체의 건강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고 잘 숙성된 포도주도 원 없이 마시고 마음껏 즐기고 만끽하라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 세상에 보내셨다고 확신합니다.
오늘 우리가 새날을 맞이하고, 새 아침 눈을 떴다면, 그것은 하느님께서 또 다시 우리를 축복하시고, 우리에게 새로운 하루를 선물하셨다는 확실한 징표입니다. 하루 하루 눈뜨는 것이 사실 기적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밤에 떠날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이 세상을 즐기고 만끽하는 것입니다. 우울한 표정은 멀리 떨쳐버리고 매일 매 순간 천국을 앞당겨 사는 것, 얼마나 행복한 일이겠습니까? 그렇게 사는 것이 우리 주님께서 간절히 바라시는 바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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