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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4일 (수)
(백)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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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태 신부님_조욱현 신부님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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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10:45 ㅣ No.192854

김건태 신부님_제자되는 길

 

“많은 군중이 예수님과 함께 길을 갑니다.” 예수님은 이 상황을 이용하여, 당신과 함께 길을 간다는 것, 당신의 뒤를 따라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군중에게 가르치고자 하십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운이 좋아 획득할 수 있는 복권과 같은 것이 아니라, 운동선수들이 메달을 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는 것처럼, 그러한 노력이 앞서야 함을 일러주십니다.

 

최선의 노력, 그것은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데에서 출발합니다. 그러하지 않고서는 그분의 제자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모든 것 위에, 심지어 모든 가족 관계 위에 모셔야 합니다. 가정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공동체, 사람에게 가장 편안함을 주는 공간입니다. 물론 예수님은 가정 공동체를 거슬러 행동하도록 요구하신 적이 없습니다. 다만 그 편안함이 예수님을 섬기고 따르는 데 장애물이 된다면, 그것을 뛰어넘거나 포기하는 용단이 필요함을 역설하실 따름입니다. 나아가 목숨 부지에 대한 집착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지금 온전한 포기를 종용하고 계신 것입니다.

유다인들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저주받은 분으로 취급하고 말겠지만, 그분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가족들을 포함한 사람들로부터의 저주와 저버림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함을 역설하십니다. 따르기로 다짐했다면, 끝까지 따라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이러한 철저한 따름은 따라서 끝까지 따를 수 있는지에 대한 잠재력을 점검하기 위한 냉정한 절차를 필요로 합니다. 따름을 감행하기에 앞서, 예수님은 먼저 곰곰이 자신을 헤아려볼 것을 제안하십니다. 탑을 세우기에 앞서, 그리고 전쟁 마당에 뛰어들기에 앞서, 이것저것 살펴보기를 비유로 말씀하시는 의도가 여기에 숨겨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끝까지 따르는 데 필요한 모든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해보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다만 따르려는 의지가 확고한지, 그리고 방법은 필요한 때에 주님께서 마련해 주시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지 점검해보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 인간관계와 세속의 재물이나 사정 등 모든 것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제자가 되는 길은 요원할 것입니다. 우리는 많은 이가 우리와 함께 따라나섰다가, 여러 가지 사정을 이유로 도중에서 포기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보고, 안타까운 마음을 피력한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분들을 비난하거나 무시하는 일 또한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히려 그분들이 회개로, 또는 필요하다면 마음을 풀고 주님의 따스한 품을 찾아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하며 다가서야 할 것입니다.

 

주님은 모든 것을 버리고 당신을 따르려는 우리의 의지 하나만으로 만족하시는 분입니다. 따름에 필요한 지혜와 용기와 신념은 선물로 거저 불어넣어 주실 것입니다.

 

 

오늘 하루, 그 크신 하느님을 이 좁디좁은 마음 안에 모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버려야 하고 비워야 한다는 일념으로 다스려 나가는 하루, 그럼으로써 내 마음 안에 하느님을 모시는 기쁨과 희망으로 충만한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내 마음 안에 하느님이 계신다면, 그곳이 바로 하느님 나라가 아니겠습니까! 

 

조욱현 신부님_복음: 루카 14,25-33: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라. 

 
오늘 복음은 제자직의 본질을 말한다.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26절)라고 하신다. 처음 들으면 모순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는 가족을 미워하라는 뜻이 아니라, 그분을 향한 사랑을 모든 것 위에 두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하느님을 먼저 사랑할 때, 우리는 진정으로 이웃과 가족도 올바르게 사랑할 수 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은 하느님을 삶의 첫 자리에 모시는 것에서 시작된다. 주님을 우리의 최우선으로 세울 때, 나머지 모든 관계와 책임이 그 안에서 참된 질서를 찾는다. 하느님 사랑이 우선될 때, 우리는 이웃을 진정으로 온전하게 사랑할 수 있다. 
 
주님께서는 “제 십자가를 지고 내 뒤를 따라오라.”(27절)라고 말씀하신다. 이 십자가는 단순한 고난이 아니라, 우리의 자기 뜻과 세속적 집착을 내려놓고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의미한다. 박해 시대에도 제자들은 그리스도를 위해 자신을 버려야 했다.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는 마음의 욕심, 자만, 자기중심적 선택을 내려놓는 일이다. 예수님은 탑을 세우거나 전쟁을 준비하는 비유를 통해, 제자의 삶은 철저한 준비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신다.(31절) 돌 하나로 탑을 세울 수 없듯이, 한 계명만 지킨다고 온전한 성숙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매일의 기도, 선행, 계명 준수를 통해 믿음의 기초 위에 신앙을 쌓아가야 한다. 
 
1코린 3,12의 말씀처럼, 우리가 쌓는 신앙의 집은 금, 은, 보석과 같은 가치를 지닌 계명과 사랑의 실천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시편의 고백처럼, “저에게는 당신 입에서 나오는 가르침이 좋습니다. 수천의 금과 은보다 좋습니다.”(119,72)라는 자세로, 우리의 삶을 하느님께 바쳐야 한다.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로서, 우리는 하늘의 시민으로 살아가는 책임과 기쁨을 지니고 있다. 제자의 길은 쉽지 않지만,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영적 성숙과 참된 자유, 하느님과의 친밀함을 누릴 수 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묻는다. 나는 그리스도를 내 삶의 중심에 두고 있는가? 나는 내 뜻보다 하느님의 뜻을 먼저 구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매일의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제자직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가? 제자의 길은 철저한 준비와 끊임없는 실천을 요구한다. 그러나 그 길 끝에는 하느님과 참된 연합, 영원한 생명이라는 풍성한 결실이 기다리고 있다. 오늘 우리의 마음과 삶이 그 길 위에서 흔들림 없이 주님을 따를 수 있도록, 깨어 있는 신앙으로 매 순간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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