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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주의斷想(2)병신은 사랑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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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職主義斷想(2)병신은 사랑해야.
한 20년전 쯤 된 것 같다. 80년대 초 나는 꾸르실료라는 피정에서 봉사활동을 몇 번 한 적이 있었다. 몇 년도 어느 次였는지 분명치는 않으나 피정 도중에 작은 소란이 있었다.
이유인즉 수강을 하고 있던 어떤 젊은 신부님이 어느 대목에서 수강을 거부한 것이다. 신부님으로서 꼭 해야하는 그런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할지라도 같이 교육울 받고 있는 다른 신자들을 위해서 성직자가 동참해야만 분위기가 살아나는 그런 프로그램이었다.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백방으로 달래보았어도 그 신부님은 끝내 거부하고 말았다. 나는 그 교육을 주교님과 같이 받았었는데도 그 주교님은 순순히 따라 주셨었고, 그후 내가 임원으로 봉사할 때도 여러분의 성직자가 교육을 받았어도 수강을 거부한 적이 없었다. 내가 알기로는 꾸르실료 역사이래 처음 있었던 일이 아닌가 싶다.
그 후 얼마 지나서 추기경님과 저녁 식사를 같이 할 기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는 우연히도 그 때 나와 함께 봉사자로 활동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이 얘기 저 얘기 끝에 그 친구가 그 신부님에 대한 불평을 털어놓았다. 한참 듣고만 계시던 추기경님이 빙그레 웃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병신 욕하는 사람도 병신이야" 좌중은 까르르 웃었다. 무안해서 고개만 숙이고 있던 그 친구가 한참 후에 한 마디 했다. "추기경님, 그 신부님이 왜 병신입니까?" "아, 병신이지, 남들 다 가는 장가도 못 가는 게 병신이지 병신 아냐?" 그러면서 한 마디 덧붙이셨다.
"병신은 사랑하고 보살펴줘야 되는 거야" 우리는 그 말씀을 듣고 모두 숙연해졌다.
지금 생각하면 그 말씀은 유머 감각이 아니었다. 그분 몸에 밴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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