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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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을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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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금자 [ygj560613] 쪽지 캡슐

2008-01-11 ㅣ No.32805

 
 
 
 
 
아버님께서 저희집에 계셨을 때
미안해 하시고 조심스러워하시는 모습을 뵙고는
더 잘해 드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요..
아이들은 학교에 다들 가고 남편은 출근을 시키고
돌아와서는 아버님과 둘이서 집에 있는 날이..
말씀을 못하시는 아버님께서 저에게 하시고자
하시는 말씀이 있으신데 저는 못알아들었지요.
그 전날에 큰시누이  아들이 장가를 든다고
외할아버지께 인사차 왔었지요..
결혼날을 잡았으니 우리 아버님 한복감을 갖고 왔어요..
 
그 다음날 우리 아버님이 무언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시는 거예요..
 나는 못알아 듣고 어제 갖고 온
한복을 안해 입는다는 소리로 알아듣고는
아버님 한복을 안해 입으신다고요...?
그랬더니 다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시는 거예요..
그래서 조금있다가 알아들었지요..
요구르트며 간식을 많이 먹었으니
점심을 안드시겠다는 소리였어요.
그런데 마음이 더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
골뱅이 무침을 국수를 삶아서 말아 드리면서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아버님! 왜 더 해드리고 싶은지요..
골뱅이무침을 갖다 드리면서 이야기 해 드렸어요..
말씀만 못하시지 말을 알아들으셨거든요.
귀가 얼마나 밝으시고 기억력도 무척이나 좋으셨지요.
 
그리고 거동이 불편하시니까
방에다 오강을 들여놓아 드렸어요.
아침 준비를 하느라고 분주한 시간이었는데
느낌이 아버님 계시는 방을 들여다 보고 싶은 거예요.
그랬더니 아버님이 어쩔 줄 몰라하시면서
오강이 손에서 미끄러져 버렸나봐요.
방에는 오줌이 쏟아져 있고 아버님은 미안해 하시고..
얼른 걸레를 갖다가 훔치는데 그게 물로 느껴지는 거예요.
나자신에게도 놀라면서 방을 훔치고 있었어요.
미안해 하시는 아버님을
미안해 하시지 않게 해 드리고 싶었어요.
 
저희집에 계실 때 마음편히 계시다가 가시면
제가 더 기분이 좋았는걸요.
막내 시누이가 와서는
아버지 집에 안가시고 싶으세요..? 하고 물으면
응 하고 대답하셨던 아버님이 생각나는군요..
막내 시누이와 어머님 아버님을 모시고
시골 집에 모셔다 드리면
시골 집은 층계가 몇계단이 있어요.
그러면 아버님을 업고 계단을 올랐어요.
우리 어머니께서 저의 밥공기를 수북히 퍼 주신 이유가
밥을 잘 먹고는 힘이 얼마나 장사인지요.
지금은 아니지만요.
그리고는 소파에 같이 아버님을 업은 채 앉았어요.
그러면 뒤에서 아버님 손이 내 등을 쓰다듬고 계셨어요..
말을 못하셔도 고맙다는 표시인줄 알아요..
그리고 집에 올려고 하면 서운해 하셨던
표정을 잊지 못하지요.
눈이 펑펑 오는 아침에
아버님생각에 잠겨서 눈물을 지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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