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일 (월)
(홍)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소작인들은 주인의 사랑하는 아들을 붙잡아 죽이고는 포도밭 밖으로 던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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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petit] 쪽지 캡슐

1999-02-04 ㅣ No.105

저는 조당에 관하여 이러한 유비를 통해 이해하고자 합니다.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로 오른팔을 잃었다면 그 사고의 원인이 어디에 있건, 그 사람이 어떤 각오로 새출발을 하건, 안타깝지만 그 사람은 오른팔 없이 살아가야 합니다.

 

누군가가 하느님과 교회 공동체 앞에서 공적으로 성대히 서약한 것을 스스로 파기한다면 그 사람이 맺고 있던 하느님과 교회 공동체와의 관계는 온전하지 않은 상태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하느님이 무자비한 분이시라서 도무지 용서를 하시지 않는 때문이 아니라 인간을 자유의지를 지닌 존재로 창조하신 그분이시기에 스스로 관계의 끈을 끊어 버리는 것을 강제로 막으실 수가 없는 것입니다.

 

오른팔을 잃은 사람도 왼팔이나 다리, 혹은 입과 같은 다른 지체를 이용하여 정상적인 활동을 회복할 수 있는 것처럼 교회 공동체 안에도 '내적 법정'을 통하여 제한적으로나마 성사생활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놓고 있습니다.

 

어떤 신부님께서 조당에 걸리신 분께 성사를 주시는 것은 이를 통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진보적이거나 보수적이라는 이유로 아무것이나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늘 경고하신 것처럼 법이 인간을 위해서 있는 것이지만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법의 형식을 넘어서서 법의 근본정신을 추구하는 데 있는 것이지 개별적인 사유에 따라 임의로 법을 무시해버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성사 참여와 법질서의 문제를 구원 문제와 도식적으로 연결시키는 우리의 정서를 넘어설 수 있다면 좀 더 평화로운 마음으로 오른팔 없이도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구원은 전적으로 하느님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도래한 하느님 나라가 완성되는 날 모든 성사와 모든 법은 폐기될 것입니다.

그분을, 또 서로를 직접 마주 보게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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