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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 연중 제34주간 월요일 예수님께서는 빈곤한 과부가 렙톤 두 닢을 넣는 것을 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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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적 삶", 8.2,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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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준 [damiano53] 쪽지 캡슐

2008-08-02 ㅣ No.122586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8.2 연중 제17주간 토요일
                                                    
예레26,11-16 마태14,1-12

                                                                
 
 
"예언자적 삶"
 


“주님 사랑 우리 위에 꿋꿋하셔라.
  주님의 진실하심 영원하셔라.”(시편117,2).

사랑과 진실의 주님 안에 살 때
제정신으로 제자리에서 분별의 지혜를 지니고
제대로 살 수 있습니다.
 
세상 우상들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말이 그렇지 요즘 시대에
제정신으로 제자리에서 제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닐 겁니다.
 
비정상적인 사람이 대부분일 경우,
정상적인 사람은 비정상적으로 보이기 마련입니다.
 
대부분 세상의 것들에 노예 되어, 중독되어 사는 사람들 속에서
중독되지 않은 맑은 정신의 소수들
오히려 이상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아주 심각한 현상이 중독입니다.
 
양심과 이성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도 듣지도 못하게 됩니다.
 
매사 왜곡된 시선으로 보고, 왜곡된 마음으로 듣습니다.
하느님을 보지도 못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도 못합니다.

치명적인 것이 권력(權力)과 금력(金力)의 우상에의 중독입니다.

자리의 힘, 돈의 힘은 참으로 막강하며
그 유혹도 뿌리치기 힘듭니다.
 
자리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금력의 돈을 지키기 위한 기득권층의 반응은 필사적입니다.
 
종교 역시 권력과 금력에 중독 부패될 수 있습니다.
중독 부패되어 종교가 그 본연의 예언자적 기능을 상실할 때
말 그대로 종교는 아편이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떠난 권력을, 금력을 문제 삼는 것입니다.

오늘 1독서에서
부패한 사제들과 예언자들의 종교 권력에 맞선
예레미야 예언자의 고투가 참으로 외롭고 고독해 보입니다.
 
마치 계란으로 바위치기입니다.
 
비열한 독재자들이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하다면,
하느님의 예언자들은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합니다.

하느님을 믿는 다는 사제들과 예언자들도
권력에 중독되어 기득권 편에 서게 되면
하느님의 말씀도 들리지 않는 법입니다.
 
그러나 정작 들어야 할 것은 하느님의 말씀이요
무서워해야 할 것은 하느님이요 민심입니다.

제 아무리 하늘을 치솟는 권력과 금력을 지닌 자들도,
마치 하느님의 바다위에, 민심의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와 같아
허약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하느님이, 민심이 거센 파도가 될 때
배들의 전복은 시간문제입니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이 집과 도성에 대하여 여러분이 들으신 이것을
  예언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니 이제 여러분의 길과 행실을 고치고,
  주 여러분의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십시오.”

예레미야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권력에 중독된 이들에게는 우이독경(牛耳讀經)일뿐입니다.
 
대신들과 온 백성의 변호로,
사판의 아들 아히캄의 도움으로 죽음은 면했습니다만
끝내 순교의 죽음을 당한 예레미야 예언자요 멸망한 예루살렘입니다.

오늘 복음의 세례자 요한의 죽음,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을 예표 합니다.

세례자 요한 역시 헤로데의 권력에 맞서 직언하다
순교적 죽음을 맞이합니다.
 
예수님의 소문을 들은 헤로데의 반응이 의미심장합니다.

“그 사람은 세례자 요한이다.
  그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난 것이다.
  그러니 그에게서 그런 기적의 힘이 일어나지.”

아무리 권력에 중독이 되어도
일말의 양심은, 하느님께 대한 두려움은 남아 있는 법입니다.
 
예레미야, 세례자 요한, 예수님.... 그리고 무수한 순교자들,
짧은 안목으로 보면 악의 승리에 하느님의 패배 같지만
결국은 하느님의 승리입니다.
 
하느님 바다를 향해 유유히 흐르는
역사의 강물, 하느님의 강물입니다.
 
하느님은 마지막 승리의 그날까지
끊임없이 당신의 사람들을 보내주십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세상 것들에 중독된 우리를 해독시켜 주시어
제정신으로 제자리에서 제대로 보고 들으며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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