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일. 2008년6월28일 토요일
시냇물소리와 새들의 노랫소리에 잠을 깨다.
Alarm에 일어나는 도시의 일상적인 아침과 확연히 비교가 된다. 조용히, 그리고 서서히 잠이 깨는 산속의 아침.
출근하기 위해 일찍 일어나는 습관에 시계를 보니 아직 6시에도 미치지않았다. 시냇물소리를 들으며 간밤에 비가 더 내렸는지 가늠해보고 별별 모든 새소리를 들으며 내가 아는 소리는 뻐꾸기밖에 없다는것을 인정한다.
밖에 나가니 비는 내리지 않지만 운무는 계속되고 아침경치를 카메라에 담아본다.
8시가 지났는데도 휴게소 주인내외는 일어날 생각도 않는다. 하긴 지나가는 사람도 차량도 별로 없으니 일찍 일어나면 뭐하나.
오래전부터 와봐야겠다는 곳에서 이틀을 잤으니 이젠 그만 다른곳으로 가야지.
어디로 갈까?
평창에 있는 생태마을로 가볼까? 아님, 횡성에 있는 묵당으로 갈까? 처제가 사는 춘천?
춘천은 예전엔 1년에 2번정도 들렀던 곳인데 근4년동안 가보지를 못했구나.
또 비가 내린다.
시간도 충분하니 춘천까지는 아직 가보지않은 국도를 통해서 천천히 가기로 하고 마음속에 품었던 정선 북평을 뒤로하고 마음을 달랜다.
이젠 오지 말아야지.
...
이리 꼬불, 저리 꼬불하며 인간 네비게이터가 몇년된 지도를 보며 좁은 길로 달리다보니 이정표에 횡성온천 간판이 보인다.
횡성에도 온천이 있었나? 그 유명한 강원참숯가마는 가봤는데 온천은 처음 듣는다.
넓은 온천에 3~4명만 있으니 무척 한가롭네. 황토찜질방에서 땀을 빼다가 밖에 나오니 비가 계속 내린다. 맨발로 비를 맞으니 시원하다.
중학교때던가? 장대비내리는 장마철에 인천 숭의동에서 주안까지 먼길을 비맞으며 걸었던 때가 생각난다.
여름철 바닷가 해수욕장에서 비를 맞으며 물놀이하던때도 생각나고.
하면 안된다, 하지말라고 하는, 아니면 어떤 고정관념에 얽매어 있다가 그것을 깨뜨릴때 느끼는 감정.
그런것들이 잠시나마 내마음을 사로 잡는다.
우리는 너무 스스로를 얽매고 사는것은 아닌지?
제6일 2008년6월29일 일요일
빗소리와 또 뻐꾹소리를 들으며 잠을 깨다.
집앞으로 흐르는 냇가로 나가보니 물이 많이 불었고 저멀리 산맥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나는 이런 경치가 맘에 들어!
비가 내려도 아침을 알리는 닭의 회치는 소리가 저 앞집에서 들리고 논에서는 개구리들의 합창!
간밤에 송어회에다 막걸리를 몇잔했더니 몸이 가뿐해졌다. 역시 나는 막걸리가 좋아.
죽림동 주교좌성당은 '교회의 사적지와 유적지'에 이름이 올려진 곳이다.
춘천교구에는 모두 5곳으로 1.강릉 동헌 2.춘천 곰실공소 3.강릉 금광리 공소 4.양양성당 5.죽림동 주교좌성당 이렇게 5곳이다.
일찍 찾아가서 성당을 둘러본다. 교중미사를 드리고 성가대가 잘 하는지도 잘 들어보고 성당 천장도 울림이 어떤지 살펴보고...
성당 뒷편에 있는 신부님들 묘소가 인상적이다.
또 성당이 언덕에 위치하다보니 춘천시내가 눈앞에 펼쳐져있다.
이제 하루를 쉬었으니 또 떠나야지.
소양강 세월교근처에 있는 '샘밭막국수'집에 가서 점심을 때우고 횡성 묵당으로 떠나자.
비는 계속 내린다
숙암휴게소.식당 여관을 모두 갖추엇고 시설은 미비하지만 주인 내외 마음 씀씀이가 매우 좋음.
태백에서 2박3일 못먹고 정선에서 2박3일 잘 먹었음.
민물매운탕,홍어 삼합으로 포식하였음. |
손아래 동서가 사는 집 바로 앞에 흐르는 시냇물.
동서 왈,천렵시에는 다른 동네로 가서 물고기를 잡아오고, 다른 동네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물고기를 잡아간단다. |
아침인데 검은 구름이 덮여 어둡다.비가 얼마나 내리려나?
먼산에 구름이 아름답다. |
소양강 세월교.
겨울에는 이곳에서 빙어낚시하는 사람들과 빙어회 파는 포장마차로 다리가 만원상태에 이른다.
소양댐에서 물을 방출하는지 물살이 빠르다. |
세월교 건너편에 들어선 집.
이런곳에 사는 사람들은 마음이 평화로울것 같다. |
춘천 죽림동 주교좌 성당.
오랜 역사를 말해주듯 아름들이 나무가 눈을 즐겁게 해준다. |
성당 건물 뒷편으로 가면 신부님들 묘소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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