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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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24269]그분이 아름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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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canis] 쪽지 캡슐

2001-09-13 ㅣ No.24300

+찬미예수님

 

나탈리아 선생님!!!

안녕하세요..^_^

 

지난 주일에

고3 예비 신학생들과 함께

추기경님 금경축 기념으로 나온

비디오 "추기경의 삶과 사랑"을 보았습니다.

강의 시간마다 졸기만하던

고3녀석들이

눈을 맑게 뜨고는 비디오를 보는 모습이...

아마도 많은 것들을 느끼고 있는 듯 했습니다.

 

신학교를 지망하고 있는 자신들의

대선배님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하긴 재미없는 강의를 해 주는 것보다

백마디 말보다

오히려 이런 모습을 보는 것이

더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 주었겠지요...

 

저도 함께 그 비디오를 보면서

감동받기도 하고,

추기경님의 인간적 고뇌를 바라보기도 하고...

 

은퇴하신 후

저녁식사 후면 어김없이 산책을 하시는 그분..

은퇴 이후의 그분의 모습은

너무나 한꺼번에 늙어 버리신 느낌입니다..

그 뒷모습이 왜 그리 쓸쓸해보이던지요...

큰소리로 인사를 해도

이제는 잘 들리지도 않으시는지

잘 쳐다보지도 않으시는 모습이...

그래서 더 큰 소리로 인사를 하면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바라보시며

손은 들어주시는 그분....

 

너무나 작아져버린

늙어버린 할아버지이십니다...

 

그런데요...

그분이 아름다운 이유는...

..............

한국 천주교회에 수많은 업적을 남겨서도,

오직 한국의 유일한 추기경이어서도,

우리 사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서도 아닙니다.

이 시대가 존경하는 그런 이유에는 더더욱 아닙니다.

질곡의 세월을 살아오시며

수많은 아픔을 겪으시면서도

당당하게 서 계시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적어도 저에게

그분이 아름다운 이유는

80 평생을 사시면서

사제로서 50년을 사시면서도

여전히 하루에 3시간여를 기도하시고서야

잠자리에 드는 모습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렵고 상처받는 이들을

말없이 손잡아 주실 줄 아는

마음을 가지셨기 때문입니다.

 

50년의 사제생활을 하시면서

30여년의 추기경의 모습을 사시면서

그분이 그렇게 크게 보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언제나 기도하셨다는 것입니다.

다른 건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언제나 그분께 의지하시며

그분에게 도움을 청하시고

그분께 희망을 두셨다는 것이

저에게는 그분이 너무나 아름다운 이유입니다.

언제나 겸손의 모습으로

당신은 나약한 주님의 종이라고 고백하며

당신의 뜻이 아니라

그분의 뜻을 이룰 수 있기를

항상 마음에 새기며

기도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리도 높은(?) 자리에 계시면서

그저 인사치레로 가난한 이들을 찾으신 것이 아니라

아픔을 가지며

눈물 흘리는 이들을

말없이 손잡아 주실 줄 아는

마음을 가지셨다는 것입니다.

다른 건 잘 모르겠습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을

얼마나 영향력 있게 그리고

효과적이고 조직적으로 도와주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파하는 이들의 손을 말없이 잡아주시며

함께 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지셨다는 것이

저에게는 그분이 너무나 아름다움 이유입니다.

 

저는 그래서 그분이 참 아름다워보입니다.

다른 건 잘 모르겠습니다.

이 나라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졌는지

우리 교회에서 얼마나 큰 어른이신지

또 얼마나 많은 일을 하셨는지...

 

하지만,

지금도 추기경님께서는

3시간을 기도하시고서야 잠자리에 드신다고 합니다.

당신은 아무 것도 아니며

언제나 그분의 종임을 잊지 않으십니다.

수많은 존경과 영예를 받으시면서도

늘 당신은 "종"임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항상 기도하십니다.

밤새 홀로 외로이 기도하신 예수님처럼...

 

그리고,

지금도 추기경님께서는

도움을 청하는 이들과 함께 하신다고 합니다.

얼마나 큰 도움을 주고

큰 지원을 해주시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언제나

그들을 향한 마음을 거두지 않고 계시며

함께 아파하시는, 손잡아 주시는

그 마음이 아름답습니다.

힘없는 이들을 외면하지 않으신 예수님처럼...

 

저는 그래서 그분이 참 아름다워 보입니다.

 

오늘 저녁에도

추기경 할아버지께서는

산책을 하시겠지요...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

인사드리면 또 못알아들으실 겁니다.

그러면 더 큰소리로...

그제서야 쳐다보시고는

손을 한번 흔들어 주시겠지요..

 

그런 그분의 뒷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예수님따라

한평생 사신 그분의 모습이

참 그분을 닮으셨습니다...

 

나탈리아 선생님....^_^

추기경님에 대한 글을 실어 놓으셨기에..

저도 그 마음 함께 하고자

적어보았습니다.

좀 길어졌네요...

 

아픈 사건들이 많을수록

한편에서는 이렇게

마음 따스하게 만들어주는 글이 필요합니다.

내일이 추기경님 금경축 축하미사가 있다는군요..

함께 기도하지요..

우리 추기경 할아버지 위해서...

그리고,

그분께서 함께 아파하시며 기도하시는

그 모든 이들을 위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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