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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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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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02-03-14 ㅣ No.30833

아버지의 이름으로....

 

 

 예전에 "아버지의 이름으로"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습니다.

제목으로는 그리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는 액션 영화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 영화가 참 재미있었습니다.

 

 요즘 "판공성사" 때문에 조금 분주합니다. 우리 작은 성당에도 혹 "본당신부"에게 성사를 보시기 어려운 분이 계실까 걱정이 되어서 손님신부님을 초청합니다. 이렇게 신부님들은 성탄, 부활 때면 동창 신부님 본당으로 판공을 드리러 가곤 합니다.  

 

 그럴 때 고백성사의 끝에 드리는 사죄경이 있습니다. "인자하신 천주 성부께서 당신 성자의 죽음과 부활로 세상을 당신과 화해시켜주시고 죄를 사하시기 위하여 성령을 보내셨으니, 교회의 직무 수행으로 몸소 이 교우에게 용서와 평화를 주소서. 나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이 교우의 죄를 사하나이다."

 

 제가하는 모든 일은 "아버지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병원에서 기도할 때도, 새로 지은 집을 축복할 때도, 모임에서 이야길 할 때도, 이제 막 태어난 아이를 위해서 기도할 때도, 인생의 기로에서 마지막으로 찾아온 그 분과 이야기 할 때도 결국 내가 한 모든 말과 모든 행동은 "아버지의 이름" 이였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아버지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하신다고 합니다.

아버지도 나를 알고, 나도 아버지를 안다고 하십니다. 아들은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보고 그대로 할뿐이지 무슨 일이나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고 하십니다.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아들도 할 따름이며,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사랑하셔서 친히 하시는 일을 모두 아들에게 보여 주신다고 하십니다.(요한 5, 19-20)

 

 우리 성당에도 살아가는 순간 순간을 '아버지의 이름'으로 살아가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른 새벽에 성당에 와서 촛불을 켜고 기도하시는 분도 계시고, 자전거를 타고 가시다가도 성당 앞에서는 내려서 잠시 기도하시는 분도 계시고, 잃어버린 아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아버지도 계십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한 자매님은 "예수 마리아 요셉"이란 말씀을 늘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착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하는 모든 것들이 나의 이름으로 하는 것 같은 착각입니다. 마치 십가가를 지고 가는 말에게 사람들이 절을 할 때 말을 보고 절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 위에 있는 십자가를 보고 절을 하는 것인데 말이 자기에게 절을 하는 줄 알고 착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내가 사는 어떤 순간 순간에만 아버지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 모두가 아버지의 이름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나의 이름으로, 나의 욕심으로 나의 이기심으로, 나의 명예와 나의 교만으로 할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주님!

 "아버지의 이름"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나탈리아자매님의 글이 저를 돌아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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