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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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맘으로~ 사랑해도 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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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정 [NATALIA99] 쪽지 캡슐

2003-10-28 ㅣ No.58222

 

 

  † 그리스도의  향기     

 

 

 가을비 오면 한 걸음씩 다가서는 겨울은 사람들의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눈 돌려 가난한 이웃을 한번 더 살펴보는 따뜻함을 갖게도 해줍니다.

 

 

 어젯밤, 아니 오늘 새벽인가요?  천둥소리와 함께 내린 비.

 

 일이 있어 아침 일찍 동네 한바퀴를 돌게 되었답니다.

 

 

 일기 예보에 걸맞게 차가운 바람은 코 끝을 빨갛게 적시고,

 

 두꺼운 츄리닝 잠바 모자 밑 목으로 스물~  파고든 바람은

 

 어깨를 더욱 움츠리게 만들고.   

 

 

 올 가을은 짧고 겨울은 꽤 춥고 길것 같다는 말이

 

 채 시월도 가기 전인 오늘에도 실감할 수 있으니...

 

 다가올 겨울에 밖에 생활을 내놓은 사람들을 생각하니

 

 정말 큰일이구나...  이런 걱정이 먼저 앞섭니다.

 

 

 동네 삼거리 시장 야채장사 아저씨,

 

 떡볶이에 순대며, 튀김을 파시는 아줌마,

 

 겨울이면 늘 발 동동이던 과일 가게 노점상 아저씨.

 

 어디 이 분들만    뿐이겠어요.

 

 

 추위에도 삶을 이어가야만 하는 연로하신 종이 박스 모으는 할머니,

 

 저것도 돈이 될까 싶을 온갖 잡동사니를 니어카에 가득 실고

 

 동네를 항상 부지런히 다니시는 뇌성마비 아저씨도,

 

 다가올 겨울의 한 가운데서 차가운 삶을 이어가시겠지요.

 

 

 흰 김에~ 뜨거운 오뎅국물 한 컵에~  그들의 추위가 녹아내렸음 합니다.

 

 군고구마를 구워내는 은색의 연통 위에 흰 면장갑을 끼고 손을 얹으면

 

 전해지는 따뜻함이 모두 다 그네들의 힘든 삶을 감싸주었음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올 겨울에    그들 모두가 따뜻한

 

 봄기운을 품고 살아갔음 합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을...  시월의 마지막 밤이 오기도 전인

 

 오늘...  나는 성큼히 다가올 겨울에 마음 바삐

 

 주위 사람들을 챙기는 유난함을 갖게 됩니다.

 

 

연중 30주일 복음말씀: 마르코 복음 10장 46절 -52절 』

 

 

 예수와 제자들이 예리고에 들렀다가 다시 길을 떠날 때에

 

 많은 사람들이 따라가고 있었다.

 

 그때 티매오의 아들 바르티매오라는 앞 못 보는 거지가 길가에 앉아

 

 있다가 나자렛 예수라는 소리를 듣고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하고 외쳤다.

 

 여러 사람이 조용히 하라고 꾸짖었으나 그는 더욱 큰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소리질렀다.

 

 예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불러 오너라." 하셨다.

 

 그들이 소경을 부르며 "용기를 내어 일어서라. 그분이 너를 부르신다."하고

 

 일러 주자 소경은 겉옷을 벗어 버리고 벌떡 일어나 예수께 다가왔다.

 

 예수께서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시자 그는

 

 "선생님, 제 눈을 뜨게 해 주십시오."하였다.

 

 "가라,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예수의 말씀이 떨어지자

 

 곧 소경은 눈을 뜨고 예수를 따라 나섰다.

 

 

 to.

 

 

 " 어여가~  밥 먹고 쉬거라..."  밤 늦게 학원 수업 끝나 전화드리면

 

 시어머니께선 안쓰러운 목소리로~♡  내게 이르십니다.   

 

 

 이른 출근을 하는 남편 배웅을 하며 어깨 깃 한번 더 털어주면

 

 " 쉬어... 응~  빨리 들어가 춥다. " 하며 대문을 닫기 전 꼭 한번

 

 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연신 눈짓으로 다시 이런 말을 합니다.

 

 

 늘 준비물을 안챙겨 중학생임에도 담임 선생님께서 어린이마냥

 

 알림장을 쓰게 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그 녀석 고얀(?) 버릇 고쳐보겠다 저 팔 걷고 나섰습니다.

 

 숙제 다 하기 전까지는 학원에서 못나간다.

 

 시간표 다 챙겨 학원으로 다시 들어와라.

 

 호랑이 선생 으름장에 고 녀석 요새...

 

 꼼짝없이 내게 딱 걸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책가방 챙겨 다시 학원으로 들어온

 

 그 녀석 손에 검은 비닐 봉다리가 쥐어져 있더군요.

 

 그러면서 겸연쩍게  " 엄마가 갖다 드리래요... "

 

 늦둥이 그저~  잘되라 마음 써 주신 그 어머니 덕분에

 

 어제 저녁 저희 부부 보내주신 소금 솔솔~  뿌려진 그 고소한

 

 김에 맛있게 식사 했습니다.       

 

 

 사랑이 있어 세상의 푸근함들이 있나봅니다.

 

 덜어낼수록 커져만 가는 사랑이 있어 말이죠.

 

 

 게시판 가족 여러분,  환절기에 감기들 조심하시구요...

 

 내 이웃들과 함께 하는 한 주간 되세요~!

 

 

      -  2003년  10월 28일  화요일 아침에  -

 

   ... 더디게 오는 추위를 생각하며  나탈리아 올림.

 

 

 P.S: " 지금 저~  빨래 세탁기에 돌리고 있는데요,

 

        창문을 통해 보니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밝은 햇살에

 

        오늘 빨래들 잘 구워(?)질 것 같은 생각 드네요.

 

        삐삐삑~  이크~      탈수구나.

 

        저~  지금 부엌으로 달려나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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