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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못말리는 사오정(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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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고추장을 사러 수퍼에 갔다.
1Kg짜리가 7700원이었다.
늘 작은 것만 샀던 터라 어제도 작은 걸 샀다.
그런데 바로 옆에 큰 게 있길래 보니 2,8킬로그램이었다.
가격이 붙어있지 않았다.
작은 걸 가지고 계산대에 와서 큰 거 값을 물었더니 12500원이라 한다
아무리 수학실력이 부족한 머리를 굴려봐도 큰 게 훨씬 쌌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원래 큰 게 싸다고 한다.
그렇다면 당근 큰 걸로 바꿔야지.
그렇게 큰 걸 산 건 처음이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 아무래도 1킬로그램짜리보다 세 배가 나갈 것 같지는 않았다.
속고만 살았는지 의심이 드는데 체중기에 달아보려 해도 원체 적은 중량은 숫자가 나타나지 않는다.
또 머리를 굴렸다.
옳지!
마침 며칠 전에 산 쌀푸대가 보였다. 20킬로그램 짜리 쌀을 바께스에 담고 남은 쌀이 꽤 많이 들어 있었다. 우선 쌀푸대를 달아 무게를 확인했다. 그리고 나서 쌀푸대와 고추장 통을 함께 달았다. 먼저 잰 쌀푸대 중량을 빼니 고추장 통의 무게가 3킬로그램이었다.
"아! 맞구나! 통 무게까지 합해서 3킬로그램 맞다! 어때요? 나 머리 좋죠? "
의기양양해서 남편에게 자랑을 했더니...... .
티브이를 보면서 힐끗힐끗 내 모양을 보고 있던 남편이 피식 웃고 있다.
"아니, 뭘 쌀푸대까지 들고 야단이야? 몸무게를 달면 되지!"
"몸무게를 달다니요?"
"고추장 통하고 자기 몸무게 함께 달아서 계산하면 되잖아?"
"엥? 체중기에 두 발 올려 놓으면 꽉 차는데 고추장 통은 어디다 놓아요?"
"미련하기는! 통을 들고 올라서면 되잖아?"
헉! 그걸 몰랐네!
에구! 이 사오정.....
내 체중을 빼면 고추장 무게가 나오는 걸, 괜히 무거운 쌀푸대를 들고 힘들게 왔다갔다 했잖아!
내 머리가 좋다고,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의기양양했는데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아! 덥다 더워..... .
"당신 정말 머리 잘 돌아간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다 했어요?" 했더니
"머리가 좋긴, 당신 머리가 나쁜거지.에효!"
핀잔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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