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에는 목욕을 하지 않는다?
복(伏)은 음력 6월과 7월 사이에 들어 있는 무더운 절기이다. 첫 번째 복날을 초복이라 하고, 두 번째 복날을 중복, 세 번째 복날을 말복이라 한다. 초복은 하지로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 중복은 네 번째 경일, 말복은 입추로부터 첫 번째 경일이다. 복날은 열흘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에서 말복까지는 일반적으로 20일이 걸린다. 삼복절기는 여름철 중에서도 가장 더운 시기이므로, 몹시 더운 날씨를 가리켜 삼복더위라고 한다.
복날에는 더위를 이겨 나아가기 위하여 별식을 즐겨 먹는다. 복중에 황구를 잡아서 개장국을 만들어 먹거나, 중병아리를 잡아서 영계백숙을 만들어 먹는다. 또한 복중에 팥죽을 쑤어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 하고, 참외나 수박 등의 여름 과일을 즐겨 먹기도 한다.
복날과 관계 있는 속신 가운데, 복중에 시냇물이나 강물에 목욕을 하면 몸이 여윈다고 한다. 이러한 속신 때문에 복날에는 아무리 더워도 목욕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초복날 목욕을 하였다면, 중복날과 말복날에도 목욕을 해야 한다. 복날마다 목욕을 해야만 몸이 여위지 않는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복날 벼가 나이를 한 살씩 먹는다고 한다. 벼는 줄기마다 마디가 셋 있는데 복날마다 하나씩 생기며, 이것이 벼의 나이를 나타낸다. 벼는 이렇게 마디가 셋이 되어어야만 비로소 이삭이 핀다. 한편 복날에 비가 오면 청산과 보은의 큰 애기가 운다는 말이 있다. 대추나무는 복날마다 꽃이 피는데, 이날 비가 오면 대추가 열리기 어려워 대추 농사가 많은 청산과 보은 지방에 흉년이 든다는 점에서 유래한 속담이라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