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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만난 사람-수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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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으러 가는길에 두 개의 짐보따리를 들고 길을 묻는 수녀님.
가까운 거리라서 귀염둥이 막내 직원과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어느 수도회세요?
"@@@수도회입니다"
본당에 계세요?
"아뇨, 해외 ###에 있다가 왔어요."
사제들을 두고 말들이 많은 것이 생각나 호기심이 발동해서 조금 짓궂게 물었다.
"아니 우리나라에도 참 많은 사람들-아이들이 힘든 환경에서
사는데 굳이 해외까지? 그리고 북한의 아이들이 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아요?
그 나라보다 더 많은 손길이 필요한 아프리카, 지난 번 방송을 보니
카리브해 아이티라는 섬나라의 아이들은 빵이 아니라 진흙으로 만든 쿠키를 먹던데
왜 그 아이들을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나 같으면 "야 이 사람아 내 몸은 하나뿐이니 네가 하지 그래?" 했을 텐데
수녀님은 대답은 하지 않고 그저 웃기만 하셨다.
^^;
물론 마땅한 대답을 듣기 위해 질문을 한 것도 아니다.
헤어지는 수녀님에게 마땅히 선물은 줄게 없어서,
평상시 점심을 먹으러 가기 전 내가 노래를 부르면
자동으로 율동을 하는 귀염둥이의 재롱을 보여줬다
"붐치기 붐치기 차차차 붐치기 붐치기 차차차 우라우라 예~"
내가 왼손을 들면~
"배고파"
내가 오른손을 들면~
"뭐 먹지?"
내가 양손을 들면~
"더치페이"
오늘 부를 노래의 제목은~
"아름다운 사람은 돈 내는 것도 아름답네. 근데 치사하다~이 사람아"
코미디 프로임을 모르시겠지만 웃어주며 가신다.
사제의 손은 두 개이지만 수 백개 수천 개로 보이게 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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