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4일 (화)
(녹) 연중 제9주간 화요일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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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보기 아까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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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정 [alexyun] 쪽지 캡슐

2000-10-25 ㅣ No.1970

부산 성 베네딕도 수녀회 홈페이지에(www.osboliv.or.kr)

아름다운 글이 있어서 나눠보려합니다.

이 토마스 형제님 허락없이 여기에다 올리는데 괜찮겠죠?

 

작은 천사

집사람 지따는 동네의 농협직영슈퍼를 주로 이용하는데 가끔 배달주문을 한다.

그러면 키가 작달막하고 약간은 어린아이 같은 배달직원이 오는 경우가 많다.

그는 외모(나이는 이십대 후반은 되어 보이는데 얼굴은 동안이며 키는 초등학생만 하다)로 보나 언행으로 보나 약간 모자란 듯하지만 마음씨만은 누구보다도 곱고 싹싹하다. 가끔 일하는 것을 지켜보면 열심히 성실하게 특히 재미있게 하는데 늘 웃는 얼굴이고 동네누구를 보나 인사성 바른 행위로 보아서 나무랄 데 없는 사람이다.

한번은 집사람이 시장을 갖다오면서 비닐봉지에 별로 무겁지 않은 부식몇가지를 들고 오는데 그가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며 인사를 하고는 십여미터쯤 가다가 갑자기 뒤돌아오더니 "그거 제 오토바이에 실으세요 갖다 드릴 테니" 하더란다. 농협물건도 아니고 그도 배달에 바쁠 텐데 가던 길을 되돌아오면서 까지 친절을 베푸는 사람이 요즘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그 말을 듣고 난 괜스레 얼굴을 붉혔다. 나는 그 사람보다 참으로 못난 사람이구나 일을 신나게 하기를 하나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 여유나 있나.. 그는 나보다 훨씬 부자로구나.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어린이와 같이 순진한 마음을 말씀하셨나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늘 복음은 어리석은 부자에 대한 비유이다.

나는 이루고자 하는 꿈이라는 게 우리가족 편안하고 노후에 산수 좋은 곳에서 인생을 만끽하는 것이었는데 어리석은 부자와 하나도 다를 게 없다는 생각에 또 얼굴을 붉힌다.

참된 신앙인이 되기가 이리도 힘들단 말인가. 배달점원은 하루 하루를 참되게 살고 있고 나는 어리석은 부자와 같이 재물을 쌓을 궁리만 하고 있다. 전세방 한 칸 때는 방두칸만 얻을 수 있으면 하다가 방두칸이 생기자 집주인한테 간섭받기 싫어 독채전세를... 하다가 이제 방이 세 개인 빌라를 소유하게 되었음에도 전원주택을 추가로 원하니 욕심은 끝이 없고 곳간에 재물 쌓을 궁리만 하고 하늘나라의 보화는 뒷전이다.

 

주님

이 어리석은 토마스를 깨우쳐 주십시오

(예수님: 토마스야 그런 건 복음말씀에 다 있단다 내 진즉 이천년전에 가르쳐 주었잖아)

(토마스: 복음읽을새가 없으니 그냥 자동으로 깨우칠 수 없을까요?)

(예수님: 그래? 네가 자동을 그렇게 좋아한다며 나도 하늘나라에서 선한 자와 악한 자를 자동으로 구별하는 선별기를 설치할 테니 네 알아서 하려무나 끌끌)

 

남산 밑에서

공짜 좋아하다 머리만 벗겨지고 있는

이 토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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