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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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유니텔에 다시 올라온 개신교 자매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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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훈 [saint72] 쪽지 캡슐

1999-11-20 ㅣ No.545

 

 아래의 글은 유니텔에 다시 올라온 개신교 자매님의

 

글입니다. 이전 글보다 긍정적인 대화의 여지가 있다고

 

보여지는 부분이 보이기에 이 자리를 빌어 소개합니다.

 

아래 글에 대한 저의 답변은 다음에 이어집니다.

 

논쟁적 관점이 아닌 설명의 시각에서 대화의 가능성이 엿보이는

 

글이라 올리는 만큼 더 이상의 오해가 있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제    목 :안젤로님께.

게 시 자 :jin73(임진숙)          게시번호 :1446

게 시 일 :99/11/19 21:07:06      수 정 일 :99/11/19 21:08:58

크    기 :4.1K                   조회횟수 :4

 

안젤로 형제님께

 

친절한 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하나 고민했습니다. 본시 논쟁을 위해 글을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님의 글을 읽고 약간의 당혹감도 있었습니다.

 

우선 저는 프로테스탄트입니다.

소위 엄마 배속부터 교회에 다녔지요. 거의 한해도 거르지 않고 교회에 출석

했는데, 소위 안젤로 님이  이야기하신 근본주의 성향의  교회였지요. 그때는

님이 혐오하시는 아마 그런 기독교인들 중의 하나일 겁니다.

 

대학 들어오면서 신앙의 모습이 결코  하나(근본주의적)만은 아니란 것을 알

았습니다. 가슴 깊이 존경하는 김교신 선생의  글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기

도 하고, 소위 진보 신학이라는것도 접해보고,  분도 출판사에서 나온 한스큉

이나 로핑크 신부의 글들을 진지하게 공부해  보았습니다. 지금도 저의 책꽂

이에 개신교 관련 책과 더불어 나날이 불어가는 카톨릭의  책을 보며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안젤로님!  님께서 혐오하는 개신교 근본주의는 저와 님의  생각이 그리 다

르지 않다는걸 님의 글을 읽으면서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개신교 전체

모습이 아니란 것을 아셨으면 합니다. 현재  개인주의적이고, 세속화되어있는

한국교회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반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사실 현재 세속화 교회에 가보면 신앙을 하는 건지  잘먹고 잘살려는 하나의

후생(後生) 보험을 드려는 건지 모를 정도지요. 저 역시 이런 점에 염증을 느

끼고 있습니다. 정말로  이제는 다시 개혁되어야  하고 그리스도에게로 다가

서야하는 몸부림

이 있어야 하고 다행히도 이러한 시도들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제

발 전체 모습으로 매도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그리고 신학적인 부분도 님이

제기하신 부분을 일일이 언급할 수는 없지만, 님이 알고 계신 부분과 정통적

인 개혁신학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말하기 좋아하고 세속주의적인 그리고 종

교화되어 있는 교리를 님께서 전적으로 개신교 전체적인  모습으로 매도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님의 이야기처럼 개신교는  분리주의적 전통에  서 있지요. 그래서  그 만큼   

전통성에 컴플랙스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부분에서 카톨릭에 대해 무례

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저 역시 생각합니다.   이러한 부분은 이 컴플랙스

와 무관하지 않지요. 이것이 우리 개신교가 넘어서야할 점들 중에 또 하나입

니다. 이러한 점들은 님을 비롯해 카톨릭  형제분들이 의연한 대처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저번 글에서 언급했던 공존이라는 의미는 다른 것이 아닙니다. 카톨릭

과 개신교는 본시 그 시작이 다를 수  없습니다. 님께서는 영국의 사전을 이

야기하시면서 이상한 논리를 펴시는데,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과 인간으

로 오신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 다르지 않다면 두 종교는 형식

이 다르고, 전통이 다르더라도 그 길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님의 말씀처럼 말

로만 떠드는 종교적 형태는 이미 그리스도께서 엄중하게 경고하신바 있지 않

습니까? 근본주의자들의 세속주의적인 신앙은 하느님께서 이미  판단하고 계

실 것이고, 참으로 그리스도께서 걸어가신 길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묵묵히

이웃에게 열린 마음과 사회의 아픔에 대해 귀를 기울리고, 쉽게 편하게 살기

보다는 어렵지만 바른길을  선택하리라 믿습니다. 또한  실제로 그러한 길을

걷는 사람들이 카톨릭 신자보다는 적을지 몰라도 개신교  내에서도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만약 예수 그리스도께서 걸어가신 길을 참으로 이해하고 그  길을 선택한 사

람들이 카톨릭과 개신교 내에 많이 있다면, 분명 서로의 자리와 역할은 다를

지라도 이미 공존의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서로 반목하거나 비방은 이제 사라저야 합니다.  서로의 전통을 인정하고 존

중해야 합니다. 이점은 님께서도 이의가 없으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님에게 개신교에 대해 우호적인 감정을 가지라 강요하는 것은 아닙

니다. 다만 많은 개신교인 들이 카톨릭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처럼 님께서 개신교 일부 모습으로 실망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개

신교 근본주의 주장만 듣고 나쁜놈들 이라고 이야기만 하지말고 개혁적인 이

들의 책이나 주장도 참고하시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현명하신 님께서 일반

화의 오류를 범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남의 종교에 대해 상식이하의 행동을 자행하는 이들을  예로 들어 개

신교를 비판하셨는데, 님의 표현대로 그러한  행동을 하는 이들은 분명 잘못

되어 있는 것이지요. 문화재와 자연을 회손하는 것 역시 크게 잘못된 일이지

요. 그런데 기본적인 양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일은 하지  않아요. 이런

사람들은 신앙의 옳고 그름을  떠나 그야말로 현행범(現行犯)입니다.  아무리

근본주의 교회라도 이런 행동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님의 글의 비해 짧고 성의 없는 것 같아 글을 맺기가 미안합니다.

못다한 이야기는 추후 더 나누기로 합시다.

 

안젤로님과 교제 나누게 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   

 

 

 

 

 

 

 

 

 

갈현동에서

 

catholic knight 안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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