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민언론선정] 이 달(99.6)의 좋은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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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세자요한 신부 [john1004] 쪽지 캡슐

1999-07-15 ㅣ No.8

민주언론운동 시민연합  방송분과 선정 -  이 달(99.6)의 좋은 / 나쁜 방송

 

 좋은 방송 : 파워인터뷰 (KBS 2TV / 토, 밤 9:00∼9:50)  

 

진지함과 재미를 두루갖춘 유익한 프로그램

 

오랜만에 시청자들은 유익한 오락프로그램을 만났다. 매주 토요일 KBS 2TV에서 방영되는 파워인터뷰. 이 프로그램은 최근 범람하고 있는 '말잔치' 토크쇼의 한계를 극복하고 진지함과 재미를 두루 갖춘 토크쇼로 평가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토크쇼는 지나치게 가벼운 내용과 신변잡기로 흐르기 쉽다. 편안한 대화분위기는 자칫 출연자를 비하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띄워주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이는 시청자들의 의식을 한없이 가볍게 만들어놓음으로써 '바보상자' 텔레비젼의 모습을 여지없이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편안한 대화형식이 게스트로부터 솔직하고 심도깊은 답변을 이끌어낼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에도 대부분의 토크쇼는 부작용만 드러낸 셈이다.

이와달리 파워인터뷰는 편안한 대화분위기보다 게스트 한 사람에 대해 진지하고 예리한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듣는 인터뷰 형식을 적극 활용했다. 다소 딱딱해질 수 있는 형식상의 단점은 오히려 솔직하고 심도깊은 이야기들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게다가 출연자들(패널, 게스트)의 재치있는 입담이 재미를 더해주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의 장점을 몇가지로 분류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패널 및 게스트의 직업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다. 유명 연예인 일변도의 출연자 선정을 보이고 있는 프로그램은 출연자 자체만으로도 최소한의 시청률은 확보하게 된다. 다시말해서 '내용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출연자로 떼운기'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다양한 출연자 선정이 갖는 의미는 두가지다. TV에 대한 다양한 계층의 접근이라는 것과 출연자에 의존하기보다는 내용으로 승부할 수 있다는 점이 그렇다.

둘째, 파워인터뷰는 소박하고 단조로운 무대연출을 선보이고 있다. 화려한 세트나 조명, 진행자의 의상, 그리고 밴드가 있는 무대는 아무래도 시청자의 이목을 분산시키기 마련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파워인터뷰의 무대연출은 TV출연자와 시청자 모두를 '토크'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최근 인기인 집중경향 비판에 주목하길  

 

그러나 이 프로그램 역시 비판받을 부분이 있다.

우선 패널의 문제다. 애초 문화평론가, 형사, 개그맨 등 다양한 직업의 패널이 일대일 토크쇼에서 야기될 수 있는 질문내용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다양한 패널 형식이 다양한 내용까지 담보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패널의 특성이 살아난 질문이 아쉽다. 예리한 질문으로 게스트를 곤욕스럽게 하는 반면 지나치게 띄워주는 분위기도 보인다. 어찌보면 파워있는 사람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기에 갖는 한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띄워주기식 분위기가 지나치면 시청자들에게는 인위적인 연출로 느껴질 것이다.

더 나아가 이 프로그램의 장점, 즉 날카로운 질문과 솔직한 답변들이 무색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최근 7월이후 교체된 패널구성을 보면 이전에 예리한 질문이 돋보였던 문화평론가 하재봉, 개그맨 김생민씨 등이 교체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두 번째 최근 출연진이 인기인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점. 첫 방영이후 지난 6월 12일까지 총 28회동안 21종류의 직업을 가진 게스트가 초대된 바 있다. 오지탐험가나 산악인, 증권사 사장 등 방송에서 보기어려운 직업인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게스트를 보면  강산애, 박광정, 명계남, 이수만 등이고 7월에는 김석훈(7/3일 출연예정), 김창완(7/10일 출연예정), 박중훈(7/17일 출연예정)씨가 출연할 예정이다. 억지웃음을 유발하려는듯한 자막도 이전에 볼 수 없던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은 시청률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반 토크쇼와 확실히 차이를 보였던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 퇴색, 오랜만에 참신한 토크프로그램을 만난 시청자들을 실망시키는 흐름이 아닐 수 없다.

독특한 형식과 깊이있는 내용의 파워인터뷰. 위에 지적한 비판들을 겸허하게 수용한다면 보다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각 방송사의 토크프로그램이 '파워있는' 이들에게만 집중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보다 다양한 계층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토크 프로그램(토크쇼, 토론프로)은 어느 장르보다 저렴한 제작비에 다양한 계층이 참여할 수 있는 있다는 점에서 방송의 공론장 역할을 할 수 있는 긍정적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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