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고 있는 코스콤(옛 증권전산) 정연태(사진) 새 사장이 개인파산자인 것으로 드러나 이번엔 자격 시비에 휩싸였다.
정 사장은 지난해 4월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개인파산 및 면책을 신청했고, 같은 해 9월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은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개인파산자는 채무 이행이 보류되는 대신에 공무원·변호사·공인회계사 등이 될 수 없으며, 금융기관 공동으로 운영하는 전산망에 ‘적색거래자’로 분류돼 일부 금융거래도 제한된다. 코스콤은 주식회사인 증권선물거래소의 자회사로, ‘공공기관 운영에 한 법률’을 적용받지 않지만 증권선물거래소법 10조 2항은 파산 선고를 받은 사람은 거래소의 임원이 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정 사장이 개인파산자가 된 이유에 대해, 코스콤 관계자는 “회사를 운영하다가 회사가 어려워지는 바람에 개인 빚이 늘어 파산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한국멀티넷 사장을 지냈는데, 한국멀티넷은 2006년 말 폐업했다. 정 사장 개인은 파산했지만, 부인을 비롯한 가족은 모두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청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빚을 모두 못 갚는다는 이유로 스스로 파산신청을 거쳐 파산하고, 회사도 경영을 잘못해 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영 능력이 의심스러운 사람이 대통령 당선에 도움을 줬다는 이유로 코스콤 사장이 됐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지난 대통령 선거 때 한양대 겸임교수 자격으로 이명박 후보의 자문교수진으로 활동한 뒤 대통령직 인수위의 아이티(IT) 티에프(TF)팀 상임위원으로 일했다. 아울러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도한 ‘상록포럼’ 사무총장을 맡기도 했다. 정 사장은 코스콤 사장추천위원회에서 뽑은 4명의 후보 가운데 면접을 거쳐 단독후보로 추천된 뒤 지난 20일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선임이 확정됐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