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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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위선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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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옥 [smalllark] 쪽지 캡슐

2001-10-17 ㅣ No.2891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말씀(로마 2,1-11; 루가 11,42-46)

 

오늘 말씀은 자기의 행실을 고치지않고 끊임없이 남을 판단하고 비방하는 사람들에 대해 심판이 내릴 것을 경고하신다.  살아가면서 남의 행실을 보고 이런 저런 판단을 전혀 안하고 살 수는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어떤 사람인지 잘 분별해야 할 필요가 반드시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쩌란 말일까?  아마도 다른 이를 판단하기 전에 먼저 자기를 옳게 판단해야 함이 시급하다는 말씀일 것이다.

 

사람의 판단은 자기중심적일 때가 너무나 많다.  자신의 상황에 따라 늘 잣대가 오락가락한다. 자신이 사목위원이었을 때는 ’성인신부님’이었는데 문제가 생겨 나왔을 때는 ’가증스런 위선자 신부님’으로 돌변시켜버린다. 자신이 성직자들과 가까우면 열심한 활동을 하는 것이고 다른 자매가 가까우면 백색의 눈으로 쳐다본다. 자신이 강의를 하는 반은 신부, 수녀들이 협조를 안해서(심지어 방해를 해서) 사람들이 떨어져나가는 것이고, 사람이 많이 모여드는 반은 신부, 수녀들이 지원을 해주어서 잘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구역은 모두 게으른 신자들만 있어서 안되고 다른 구역은 부지런한 신자들만 있어서 일치가 잘된다.

 

한번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 사람이 가는 곳마다 신부와 수녀에게 속았다는 말,  신자들에게 배신당했다는 말이 벌써 몇 년째라는 것이다. 처음 듣는 사람들은, 또는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은 같이 열을 올리고 침을 튀기지만 언제나 그렇게 자신의 문제를 돌아보지 않는다면, 나머지 십년, 이십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참으로 신비한 일은 새로 지도자가 바뀌고 나면 그렇게 실망했다는 성직자와 수도자들 앞에서 얼쩡거리는 사람은 바로 그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위선은 남이 아니라 자기 속에 있음을 못보고 있는 이런 사람들에게 독서는 말한다.  

"자기도 같은 짓을 하면서 남이 그런 짓을 한다고 심판하는 자가 있는데 그런 자가 하느님의 심판을 면할 것 같습니까?"(로마 2,3)

 

복음에서 말하듯 우리가 진정 찾아헤매야 할 것은 ’성전에서의 높은 자리’, ’장터에서의 인사 받기’가 아닐 것이다.  신축금, 희사금 많이 낸다고 신심이 깊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정의를 행하는 일’과 ’하느님을(높은 분이 아니라) 사랑하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율법교사들도 오늘 주님께 위선자라고 꾸중을 듣는다. 자신도 행하기 어려운 것을 남에게 짐 지워놓는다고 꾸중을 듣는 것이다. 남을 가르치기 이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잘 살피는 것이 역시 첫째 관건이 된다는 것이다.

 

가르치는 사람은 남을 가르치려 들기 전에 먼저 자신이 진리를 찾아 열심히 공부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하지 않겠나?  밖에서 찾아 헤맬 것이 아니라 조용히 집에 앉아 책을 읽고 기도하고 그 말씀대로 자신의 집에서 실천해 본 것들을 말할 수 있을 때, 그 말의 진실성을 알아낸 사람들은 누가 협조해주지 않아도 저절로 그 앞에 모여들 것이다.  성직자 수도자의 협조를 바랄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협조를 받으려 묵묵히 노력해야 할 것이 아닌가?

 

누구보다 내 이야기가 되지 않아야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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