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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기가 울리다. 삐~삐~삐~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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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사람의 말뽄새는 재미있기도 하면서 살짝 기분 나쁠 때도 있다. 이 녀석을 보고 있으면 영화 황산벌의 거시기(이문식분)를 보는 듯하다. 거래처 사람 나이가 적던 말던 모두 반말 비스무리하게 한다. "아~이거 해노코 가얄 껏 아니것소 그냥 가불면 재미없제~" 나이가 조금 어리다 싶으면 "이런 쉬~뭐셔~ 죽여불랑께.. 마빡을 확 조사불랑께" 내게도 가끔 말이 짧다. "밥먹었소?" "오메~나 빼불고? 어~그려라~밥이 넘어 갔소?
이 녀석이 차를 새로 뽑더니 "뭐 안사주요?"하며 내 차에 오더니 가져갈 것 없나 살피더니 살짝 하나를 집어 얼른 도망간다. "나 이거라도 주쇼~잉" 뭔가 보았더니 방향제다. 그런데 화장실에 걸어 놓으려고 길거리에서 1000원 주고 구입한 왕사탕 모양의 독한 향이지만 바구니가 이뻐서 산 것을 들고 갔다. "기념으로 내일 아침 태우러 올랑께 준비하고 계쇼~"
아침이 되자 이놈이 빨리 안 나온다고 난리다. "아~빨리 오더라고~오" 눈을 부라리거나 "이 쉐끼가...오더라고는 반말이제~"하면 바로 꼬리 내리고 어색한 표준어 구사한다. "식사는 허셨어요?" "아니 가면서 같이 먹자" "그란디~어제 나 죽는 줄 알았소" "왜?" 그게 뭐다요? ???? "나 죽일라꼬 했소?" "어제 방향제 그거 땜시 운전하다가 쓰러지는 줄 알았소~ 하도 독해가꼬, 아~두통약까지 먹었당께" /| ━ // ━ |\
식당에 들러 밥을 먹고 차를 빼다가 일이 터졌다. 약간 삐딱하게 세워 둔 1톤 탑차를 살짝 건드렸다. 삐~삐~삐~삐~요란하게 경보기가 울린다. "오메~내 차" 얼른 내려서 차를 살폈는데 조금 긁혔지만 어제 뽑은 차라 그런지 표시가 제법 난다. 식당 안에서 한 사람이 나온다. 반대 편에 있던 승용차의 주인인가? 인상을 쓰면서 승용차를 한바퀴 삥 돌아가며 유심히 살핀다. "아자씨!! 그 차 안 긁었응께 염려 놓으쇼." "아 시끄러~임병헐 놈의 트럭, 무슨 경보기를 달아놨다냐~" 그런데 그 아저씨가 한 마디 한다. ........................................... ....................................... .................................. ............................ ........................ ................... ............... ............ ......... ....... .... .. . ... .... ...... .......... .................. ...................... 그 것도 내 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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