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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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24638]순교는 쉬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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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canis] 쪽지 캡슐

2001-09-23 ㅣ No.24653

지난 번 글의 회신인데..

나탈리아 선생님의 부탁으로

다시금 올려 드립니다..

사실 선생님께 드리는 글이기에

많은 이들이 보신다는 것이

좀 부담스러운데...

아무튼

선생님의 부탁이니...

...

 

+찬미예수님...

 

 

나탈리아 선생님!!

 

잘 지내고 계시지요..?

 

 

 

지난 목요일에는

 

오전에는

 

명동에서 임충신 마티아 신부님의

 

장례미사를 하고,

 

절두산에 다녀왔지요..

 

95세의 나이로 사제의 삶을 마감하시는

 

노사제의 모습을 보면서

 

굳이 무슨 말을 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가슴 뭉클함이 있었답니다..

 

 

 

절두산에 도착해

 

이것저것 둘러보고서

 

김대건 신부님 동상 뒤에 앉아

 

우리들끼리 말씀의 전례하고..

 

강론하면서..

 

이런저런 말씀 나누고...

 

 

 

순교란....

 

 

 

어린 나이에 목숨 한번 내어던지고

 

폼나게(?) 죽는 것은

 

어쩌면 더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알아주고,

 

한번으로 멋지게(?)

 

그리고 폼나게 죽음으로

 

나의 신앙을 고백하고 증거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냐구요?????

 

 

 

아~~~

 

오늘날에는 그렇게

 

목숨을 요구하는

 

신앙고백은 없으니 말입니다..

 

 

 

어쩌면

 

어느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아도

 

말없이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아가면

 

주님을 증거하는 모습이

 

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오전에 뵙고온

 

임충신 신부님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

 

 

 

70년이라는 시간을

 

사제의 모습으로 사신 신부님...

 

어린 나이에...

 

김대건 신부님과 비슷한 나이에 사제가 되시고,,

 

 

 

김대건 신부님

 

1년 만에 순교하시며

 

주님을 증거하셨지만

 

임 신부님은

 

70년을 그렇게 말없이

 

주님을 증거하며 사셨답니다...

 

어느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아도..

 

 

 

엊그제까지만 해도

 

우리들은 임신부님의 이름 한번 기억하지 않았었지요.

 

어쩌다 한번

 

우리 나라에서

 

가장 고령 신부님이 그분이시라는 말에

 

아!! 그렇구나..

 

하고는 또 금방 잊어 버리곤 했지요..

 

 

 

하지만 김대건 신부님은

 

1년의 삶만으로도

 

우리들의 입에 항상 오르내리며

 

그분의 모습을 항상 우리들의

 

모델로 이야기 하곤하지요..

 

 

 

물론 김대건 신부님의 모습을

 

존경하며 대단하신 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결코 아니랍니다...

 

우리나라의 최초의 사제로서

 

너무나 귀하신 분이시지요..

 

 

 

하지만

 

임신부님이 그 당시에 태어나셨다면

 

아마도 그분께서도

 

그렇게 순교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70년이라는 세월을

 

그렇게 사제로서

 

주님을 증거하며 사신

 

한분의 초라한 노 사제....

 

또 얼마 지나지 않아

 

그분의 이름은 잊혀지겠지요...

 

 

 

절두산의 김대건 신부님 동상의

 

모습 뒤로

 

임충신 신부님의 모습이

 

함께 떠 오릅니다...

 

 

 

이 시대에

 

참으로

 

아름다운

 

노 사제의 죽음....

 

 

 

저는 그 죽음을

 

감히

 

"순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70년을 사제로

 

아니 85년을 주님을 향한 마음으로

 

그렇게 살다가신 신부님...

 

그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지도 않으시고

 

그렇게 그분 증거하며

 

그분께 돌아가신 신부님...

 

 

 

그 죽음 앞에 서 있던 저는

 

알수 없는 뜨거움을 느끼고 왔습니다...

 

 

 

사제여,

 

그대는 과연 누구인고?

 

 

 

사제요,

 

그대는 아무 것도 아니며

 

모든 것이니라....

 

 

 

요즘 게시판에

 

신부님들을 비방하는 글들이 많더군요..

 

물론 신부님들에게도 책임이 있겠지만

 

사제의 모습

 

그대로 보아주지 못하고

 

인간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우리들의 마음 또한 부끄럽습니다...

 

 

 

사제도 인간인데....

 

글쎄요....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사제는 그냥 사제라고 말입니다....

 

 

 

사제여

 

그대는 아무 것도 아니며

 

모든 것이니라...

 

 

 

 

 

순교자 성월의 종반에 와 있습니다..

 

이 시대의 순교란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할까요?

 

하루하루

 

순교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런데 부족하기만한 저의 모습입니다..

 

 

 

선생님은 어떠신지요???

 

 

참!!

아프간의 이야기를 쓰셨네요..

그래요..

함께 기도해야지요...

 

그런데요,

그건 하느님께 떼를 쓸 일이기보다는

우리 부족한 인간들 먼저

회개할 수 있기를 기도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늘 어려운 건 하느님 몫으로 돌리기에는

좀 죄송한 마음이 들어서...

 

하느님 늘 그렇게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계시는데....

 

변하는 건 우리들인데...

 

먼저 우리들이 돌아와야 하겠지요...

그 자리로...

원래의 그 자리로..

그분 보시기에 좋았던

그 자리로.....

우리 먼저요.....

 

함께 기도 해야지요...

 

그들 살펴 달라고 하기에 앞서

 

우리들

먼저

그 자리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함께..

모두 함께 기도해야지요...

 

 

오늘 하루도 주님 사랑 안에서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선생님...

그분 사랑 안에서

늘 행복하세요...

 

그럼 이만...

 

 

푸르른 가을 하늘빛 아름다운

 

혜화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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