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자유게시판

고마웠던 수녀님

스크랩 인쇄

이성훈 [totoro] 쪽지 캡슐

2002-05-30 ㅣ No.34377

제가 예비 신학교를 다닐 때였습니다.

고3때...

여름 피정을 끝내는 파견미사였던가, 아님 월례 모임을 마치는 미사였을 겁니다.

 

공부에 지쳤는지, 노는데 지쳤는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미사시간에 꾸벅꾸벅 졸았었습니다.

 

무더운 여름, 바람 한 점 없는 날...

졸다가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었습니다.

’창문을 열어 놓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계속 열심히 졸았죠...  ^O^

 

결국...

영성체때...

자리를 일어나다가...

정말 죄송해서...  어쩔줄을 몰랐습니다.

 

제 뒤에는 부채를 들고 얼굴이 땀 범벅이 된 수녀님께서...

빙긋 웃고 계셨던 것입니다.

 

지금의 저같으면...

그 예비 신학생을 한대 쥐어 박았을지 모릅니다.

 

제 부족한 모습에도...

부채질을 해주셨던 수녀님의 모습에 비해...

지금의 내 모습은...

부족한 형제 자매들을...

쥐어박는 모습인것 같아 그 수녀님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부채질을 해주었더라면...

저처럼 쉽게 마음이 열렸을텐데 말입니다.

 

사랑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자신을 지우면...  쉽게 사랑이 시작 됩니다.

왜 그걸 잊었을까요...

 

그것을

잊는다는것...

권위주의의 시작인데 말입니다.

 

잠시 잠수할까 합니다.

자신을 되돌아 보기 위해서?

는 아니고... O_o? (저는 그렇게 열심하지는 못하답니다.)

 

 

월드컵 보게요~  ^O^

 

 

 

축구에서 패자는...  골을 많이 먹은 팀이 아니라...

모두가 즐겁고 건강하기 위해서 축구를 한다는 것을 잊은 사람들입니다.

저는 너무 승패에...  너무 밝음에만...  몰두했나 봅니다.

그안에 숨어있는 사랑을 잊었던것 같습니다.



89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