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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의 아픔을 잊지 않는 마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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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의 아픔을 잊지 않는 마음들 / 하석
같은 직장의 은퇴자 등산모임인 성산회에 늘 나오시는 덕산 형님이 어제 도봉산 산행 중 지나가는 이야기로 하신 말씀 이다.
비슷한 연배의 고향 사람들 몇이서-(나이가 다 70대 중반을 넘기신 분들이다.)-태안을 다녀오셨단다. 태안앞 바다의 석유 유출 사건 때 많은 사람들이 사건 현장으로 달려가 기름제거 작업에 동참 하였는데, 나이가 있어 청소 봉사활동에 참여하 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차, 관광객들의 발길 이 뚝 떨어져서 경제적으로 퍽 곤란을 겪고 있을 태안 현지에 가서, 하룻밤이라도 자주면서 적은 돈 숙박비라도 내려놓고, 또 횟집에 들려서 조금이라도 음식을 팔아주고 오기로 했단다.
현지에 내려가 보니, 과연 횟집 등 수산물 시장이 썰렁하더란다. 보통 때 같으면 비싼 가격 이였을, 아구가 10마리에 “만원, 만원” 하며 팔려 해도 사주는 사람이 없더란다. 팬션도 고객들이 없어서 인지 숙박비를 일인당 8천원을 받고.. 15명이 가서 하룻밤 자고, 회도 먹고 수산물도 조금 사오면서 150만원을 풀고 왔다 한다. 노인들의 조그마한 돈 이지만 태안 현지민의 어려운 사정을 함께 아파하며 회을 먹어주고 수산물을 사들고 오는 그 마음들이 참 고맙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쯤 태안의 석유유출 피해의 아픔을 점점 잊어가 고 있는 이때에, 이 노인들은 아직도 그 아픔과 어려운 현지 사정 들을 헤아리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