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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松들에 鮮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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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松들에 鮮血
숲 속에 노송(老松)들이 손에 손 잡고 하늘 열어 빛을 받아드려 받아드린 몸뚱이에 그리스도에 선혈(鮮血)이 임리(淋漓)하 도다
널브러진 鮮血이 숲 속에 깨져가는 삶에 존재(存在)를 혁신(革新)시켜 약속(約束)한 땅에 정기(精氣)가 되살아나 생명(生命)들이 환호작약(歡呼雀躍) 하 도다
오동나무 순이 손 내 밀고 내민 손 위에 풍뎅이 알이 꿈틀거린다.
부풀어 오른 흙 봉오리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갈라지고 갈라진 틈 사이로 새 싹들이 방긋 웃는다.
골자기 얼음 쪼아 흘려보내는 물에 무궁화 가지에 물이 오르고 임자 없이 떠도는 나비에 숨은 꽃들 애간장이 녹는다.
숲 속에 鮮血이 쉬지 않고 흘러 개세(蓋世)에 들뜬 협공(挾攻)들도 잠재우고 맴돌기만 하는 성풍(腥風)에 生命들이 모여 든다
길을 막는 개미떼에 멈춰 선 요동시(遼東豕)도 腥風에 취해 넋을 잃고 타다 꺼진 가슴에 불을 집히고 찬양(讚揚)성가(聖歌) 부르며 約束한 땅에 주저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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