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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자 여러분, 명동성당에서 말씀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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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2-20 ㅣ No.15819
아래의 글은 12월 20일 저녁부터 명동성당에서 농성자들에게 확성기
를 통해서 하는 구내 방송 전문입니다.
농성자 여러분, 명동 성당에서 말씀드립니다. 여러분께서 이 곳을
농성 장소로 택하신 것은 이 곳이 성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곳은 여러분께서 직접 눈으로 보시다시피 심하게 훼손을 당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공권력의 힘을 피해서 안전하게 농성을 하기 위해서
여기에 들어오셨습니다. 말하자면 폭력을 피해서 들어오셨습니다만
여기서 새로운 폭력이 발생하고 있음은 심히 유감스럽습니다. 사수대
라는 사람들이 출입구를 봉쇄하고 드나드는 사람들을 힘으로 통제하
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자유로운 통행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이 곳
신자들까지도 출입이 통제되고 또 심지어는 폭행을 당하기도 하였습
니다. 미사에 참석하려는 신자들이 그냥 돌아가기 일쑤이고, 그 밖에
도 모든 기도 모임들이 불가능해지고 있습니다. 또 여러분께서도 아시
다시피 명동 성당의 위생 시설은 여러분들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
족합니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아무데나 방뇨를 하게 됩니다. 그
러나 이런 일은 성지에서는 발생해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이런 일련의
성지 모독 사건은 결국은 성지를 격하시키고, 정말 피난처가 필요한
사람들이 생겼을 경우에 우리 사회는 아무 피난처도 갖지 못한 불행한
사회가 되고 말 것입니다.
여러분, 이 성지를 존중하고 아끼시는 마음으로 여기서의 무리한 농
성은 중단하시고 장소를 옮기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다시 한번 더 간
곡히 부탁드립니다. 성지가 훼손되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시고 물러
가 주시기 바랍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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