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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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관 [jaeshim] 쪽지 캡슐

1999-04-20 ㅣ No.212

이종설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라틴어를 예로 드셨는데, 남성형과 여성형을 각각 쓰고 있음으로 차별이라고 주장할 여지가 전혀 없으므로 이종설님의 예는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자 성인을 성녀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언어 표현상의 단순한 문제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표현하는가도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젊은 여인의 순수한 우리말은 계집입니다. 원래 이 말에는 경멸적 의미를 담고 있지 않았던 아름다운 우리말이었습니다. 그러나 한자를 신봉하는 사대주의적 사상으로 인해 경멸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에 주로 사용되었기에 우리는 이 말을 타인에게 사용할 수 없는 것입니다. 누구의 직업이나 직함을 지칭할 때 "여" 자를 덧 부치는 용법에는 여자를 차별하는 생각이 그 밑에 깔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남자가 지배하는 직종에 여자가 종사하는 경우, 그것이 이채롭게 느껴져 "여류"라는 말을 붙이는 주된 이유겠지만, "여자가 어디 감히" 하는 생각이 은연중에 배어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나라같이 남녀 차별이 전통적으로 심했고 또 현재도 여러 차별적 요소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사회에서는 더욱 더 여자 성인을 성녀로 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그리스도교가 남녀 평등에서 선진적이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우리 교회가 남성 쇼비니즘으로 크게 물들어 왔다는 것은 교회사가 명백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오로의 서간문 곳곳에서도 그 예를 볼 수 있지않습니까? 또 여자 사제를 현재까지도 허용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예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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