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 (월)
(녹) 연중 제34주간 월요일 예수님께서는 빈곤한 과부가 렙톤 두 닢을 넣는 것을 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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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왜 가만히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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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8-06-03 ㅣ No.121000

교회가 왜 가만히 있느냐?"

“이런 시국을 보고 추기경님께서 왜 가만히 계시느냐?”

그런 말씀을 하시거나 생각을 가지신 분들은 좀더 깊고 넓은 생각으로 우리 교회가 처한 입장을 바라보고

자신이 혹시 모르는 사이에 “남을 판단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거역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교회가 평화를 사랑하고, 생명을 존중한다는 것쯤은 교인이 아니더라도 다 아는 사실이 아닌가?

우리교회가 폭력을 싫어하고 비폭력이기를 바라며, 또한 독재에 항거하고 민주화를 부르짖는 것은 

신자인 우리가 모두 아는 사실들인데 우리교회 장상이나 추기경님께서 모르셔서 가만히 계실 까닭이 없잖은가 말이다.


박종철 군 고문사건이 제일먼저 우리교회에서 세상으로 알려졌음을 상기해 보시라.

유신독재의 시퍼런 칼날 앞에서도 용감히 시국미사를 열고 신자들과 함께 시가행진을 벌여 스스로 감옥으로 끌려가신 지학순 주교님을 연상해 보시라.

비근한 예로 배신자였는지 의인이었는지 각자의 판단은 유보한다 하드라도 대기업 삼성의 비리를 누가 먼저 세상에 터뜨렸나를 상기해 보시라.


그런 교회가 현 시국을 가만히 두고 볼 까닭이 없다.

 

안타까워하실 것이며 혹시나 더 과격해지지 않을까 그래서 더욱 파국으로 치닫지나 않을까, 이러다가 혹시 나라가 절단나지 않을까 깊은 우려를 하고 계시리라는 것쯤은 누구나 짐작하고 남을 일이 아닌가.

 

‘명바기정부하고 친하셔서 그렇다’느니 심지어 김수환 추기경님까지 들먹이며 ‘꼴통보수여서 그렇다’느니 정말 말도 안 되는 판단을 하는 짓은 스스로 삼가는 것이 교회를 사랑하는 우리가 신자로서 해야 할 도리며, 또한 어른들을 공경하는 예의일 것이다.


좁은 소견이지만 내 짐작에는 우리 교회가 뜨거운 감자를 손에 쥔 것 같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가만히 있으려니 속 모르는 사람들이 왜 교회가 가만히 있느냐 그러고

그것을 어떻게 해보려 하니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음으로써 사태가 더욱 확산되어

더 큰 파국으로 내몰리며 국민들이 더욱 다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일 뿐 가만히 계시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 지혜를 청하는 기도를 하며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상의도 하고 고민을 하는

참말로 어려운 입장에 처해 계시겠구나 하고 오히려 연민의 마음마저 느껴진다.


하느님의 진리는 하느님 뜻대로 가는 것이니까 우리 모두

미리 자기 잣대로 마음대로 판단하지 말고 조금 더 기다려 보자.


이렇게 말하는 나 또한 청계천 촛불문화제에 초기에 다녀왔고

며칠 전 시청 앞 광장에 나가서 촛불을 들어보기도 했다.

예순 일곱이란 내 나이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수녀님도 보았고 수사님도 목격했다.

뿐만 아니라 주일미사 때마다 30개월 이상 소, 광우병 이야기를 강론말씀으로 듣기도 했다.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 모두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이기를 바라며

또한 한미간에 재협상이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를 바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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