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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간도의 마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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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이모님은 100세 가까우시지만,,아직도 정정하시지요..
그 분은 왜정 때 부잣집으로 시집가셨지만,,
시아버지의 방탕한 생활로 가세가 기울어,,
북간도로 이주하여 그 곳에서 한동안 사셨다 하더군요..
그 때의 생활 경험때문에 그분은 요즘도 청요리를 잡수시지 않습니다..
중국인들이 무척 더럽다는 것을 많이 보셨기 때문입니다..
그때 북간도의 중국인들이 대부분 하층계급의 사람이었겠지만,,
같은 하층민이라도 조선사람들에 비해서 참 더러운 생활을 했다지요..
예를 들면 집안에 신발을 신고 들어가고,,가래침을 자신들의 방 벽이나
바닥에다 함부로 탁탁 밷어 내는 모습을 많이 보셨답니다..
이모님의 말씀 중에는 마적의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마적들이 동네에 가끔 들어와서 식량을 강탈하고 어쩌다 사람도 죽이고
했었답니다..
마적이 나타나면 모든 동네사람들이 긴장하고 젊은 남자나 여자들은
몸을 감추고 했다지요..
그런 마적들을 일본군들이 나타나서 소탕을 하곤 했는데,,
긴 칼을 차고 장화를 신은 군기가 엄정한 일본군들을 보면서
두렵기도 했겠지만,,동네 사람들을 괴롭히는 마적을 소탕해 준다는데
고맙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해방되어서 알고 보니,,그 마적들 중에는 독립군들이 많이 있었답니다..
왜정 때 일반 민중이 보기에는 마적과 독립군은 구분이 되지를 않았던 것이지요..
이모님으로부터 북간도의 마적 이야기를 듣고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제 치하에서 태어나,,일본식 교육을 받고 일본식 이름을 쓰고 부르던
우리 조선인들 대부분은 일본이 조국인 줄 알았을 것이고,
일본천황이 통치자라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일본군이 보르네오 섬을 점령했다고,, 아이들에게 고무공 하나씩을 나누어 주면,,
그것을 받고는 환호하던 아이들의 얼굴들이 상상이 되며,,
영원히 계속될 것 같던 욱일 승천하던 일본 제국이 패망했을 때,
그들이 얼마나 혼란스러웠을지 짐작이 갑니다..
그래도 조선사람들 위에 군림하던 일본인들에 대한 동경심과 함께 막연한 반발심을
조선 사람들은 가지고 있었겠지요..
하여튼 일제 36년은 너무나 길었고 우리 민족의 내면에까지 너무나 깊은 상처를 남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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