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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이 주신 환희의 전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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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들 그런가는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몰랐던 지식을 책을 읽다가 또는 남의 이야기나 매체들을 통해 터득했을 때 그 느끼는 기쁨이 남다르게 큰 것 같다. 물론 성격에 따라 같은 사실을 함께 알았다 해도 사람에 따라 반응이 각각 다른 것이겠지만 내 감성이 남보다 예민한 탓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 기쁨이 남보다 유별난 것만은 사실이다. “아하! 그게 그래서 그런 것이었던 것을 내가 여태까지 그걸 몰랐구나! 정말 그러네!” 하며 몰랐던 것을 알게 되어 기쁨을 느낄 때, 경우 때에 따라서는 그 기쁨이 내 몸에 짜릿한 전율로 전해 올 때가 종종 있다. 짜릿한 전율은 내 나이, 40대 후반이 지나서부터 내 몸에 생긴 버릇인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전율의 강도가 차츰 차츰 세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어쩌면 나이가 들면서 나도 모르게 늙음과 죽음이 내 마음 바닥에 깔려 있어서 그런 건지 ‘그런 것도 모르고 내 인생 종쳤더라면 정말로 큰일 날 뻔 했잖아’하며 진리를 터득한 기쁨이 감탄으로 이어질 때 바로 그런 전율이 내 온몸으로 강열하게 퍼진다.
며칠 전, 뉴스(News)란 단어를 처음 알았다. 어떤 분의 글을 통해서였다. ‘뉴스’라는 것이 ‘새로운 소식’을 말한다는 것쯤은 내가 영어를 배우기 이전부터 알았던 것 같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그 당시 미국공보원인가 우리 공보부에서 제작한 ‘리버티 늬우스’란 활동사진을 본 기억이 내게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 뉴스라는 말이 North, East, West, South 즉 동서남북의 첫 글자에서 하나씩 따온 N,E,W,S 라는 사실을 나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전연 몰랐던 것이다. ‘아하! 뉴스란 말에 그런 의미가 있었구나!’ 하며 나는 뒤늦게 알게 된 것을 무척 기뻐했다. 그러나 그 정도의 기쁨으로 내 몸에 전율이 올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바로 어제 신부님의 주일미사 강론에서 「영성체」에 대한 신부님 강론말씀을 듣다가 나는 전신에 전기가 흐르는 것 같은 강한 전율을 또 경험했다.
‘영성체’란 말을 나는 오늘까지 ‘성체를 영(領) 한다.’ 즉 ‘성체를 받아먹는다.’는 말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영성체를 받아 모셨다’고 누가 그러면 ‘성체를 받아 모셨다 하면 되지 역전(驛前)앞 하듯이 영성체를 받아 모신다고 그러면 말이 되느냐?’ 하면서 아는 척까지 했었다. 하지만 어제 송진 발렌티노 신부님께서 주일미사 강론을 통해 “영성체의 참다운 의미는 일방적으로 받는 것만이 아니라 주고받는 것이다. 영어에 컴뮤니케이션(communication)란 말의 어원이 ‘콤뮤니까시’, 즉 소통(疏通)이며 이는 우리가 영하는 ‘성체(聖體)’란 말이다. 영성체는 곧 우리가 주님께 제물(祭物)을 올려드리고 우리가 주님으로부터 주님의 몸을 내려받는 것이다. 즉 드리고 받는 양방향 소통 그것이 곧 영성체의 의미이다. 미사 때마다 봉헌하는 제물 또한 그렇다. 우리가 미사에서 제물을 봉헌하는데 여러분은 헌금하는 것을 가지고 제물이라고 생각하는데 제물은 봉헌금만이 아니다. 우리의 제물은 바로 주님의 말씀을 따라, 또한 기도를 통해, 주님과 소통하며 주님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사랑의 삶’을 살은 여러분의 생활. 즉 1주일 동안 세상에 나가서 주님을 믿고 따르는 신자로서 내가 과연 얼마만큼 기도하며 ‘사랑의 삶’을 살았는지, 바로 그 기도와 ‘사랑의 삶'이 곧 여러분이 미사에 참례하여 주님께 드리는 제물이어야 한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짜릿한 전율이 내 온몸을 휩쌌다. 참으로 감격적인 희열이었다. 나보다 신앙심이 좋은 사람, 교리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사람들은 물론 이미 예전에 다 아는 말일지도 모른다. 영세한지 거의 30년이 다 되어가는 주제에 이제야 영성체의 참의미와 제물의 참뜻을 아는 것이 뭔 대수로운 일이냐고 할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나로서는 얼마나 기쁘고 감격스런 일인지 모른다!!
이 죄인의 귀를 열어주신 주님께서는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존경하는 송진 발렌티노 신부님. 감사하고 감사 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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