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7일 (월)
(녹)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1. 일부 양들이 문제를 잘못 파악하는 것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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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석 [rhamian] 쪽지 캡슐

2013-09-13 ㅣ No.98

최근 바빠서 잘 못 들어왔는데, 요즘 "어쩌다 양들이 목자를 걱정하는 천주교회가 되었습니까?"하는 광고를 내는 단체가 있나보지요? ^^

 

제가 생각하는 저 질문의 답은

"일부 양들이 뭐가 잘못된 것인지 잘 몰라서 엉뚱한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니

 걱정을 접으셔도 되겠습니다"

입니다. ^^

 

신문구독을 안해서 광고 원문을 인터넷 뒤져서 하나 찾아서 봤더니,

오류에 오판에... 엉터리 투성이더군요.

광고를 올린 단체는 정체가 뭔지 알수없는 단체인데,

모르고 쓴 광고면 무지함이요, 알고 쓴거면 혹세무민하는 겁니다. ^^

 

왜 그들이 잘못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지, 몇 줄 적어보겠습니다.

시간 관계상 많은 잘못들 다 짚긴 힘들테고, 앞의 몇가지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제일 먼저 나오는 이야기가 정의구현사제단을 비롯하여

   그들의 마음에 안드는 신부님, 수녀님들에 대한 비판입니다.

   "일부 좌성향 사제와 수녀"라고 이야기하네요.

   시국선언에 참여하신 신부님이 43%라고 하는데 과연 일부라고 할 수 있을까요? ^^

   적어도 신자라면,

   그리고, 소수도, 일부도 아니고, 그 많은 수의 신부님들이 하시는 말씀이라면,

   왜 그러시는 걸까, 조금이라도 더 자세히 알아보고 난 후에 비판을 하더라도 해야하는 것이 옳지 않겠습니까?

 

2. 신부님들이 "국보법 철폐, 주한미군 철수 등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에 부합하는 주장을 일삼았다"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리석은 비판입니다.

   어떤 주장이나 행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면

   "누구의 주장과 같으냐"가 아니라 "주장 자체의 옳고 그름"을 가지고 판단해야 하는겁니다.

   국보법 철폐와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비판하려면

   국보법 철폐가 옳으냐 그르냐, 주한미군 철수가 옳으냐 그르냐를 가지고 판단하는게 옳지,

   "북한의 주장과 같다"고 비판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라는 것입니다.

   북한은 "독도는 우리 겨레의 소유다"라고 했는데, 이 때문에 "독도는 우리땅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아갈 수는 없지요?

 

3. "교황 성하의 교도권을 무시하고 정진석 추기경님에게 사퇴를 겁박했다"라고 하네요.

   문장이 좀 애매해서 정확히 뭘 의미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교황님께서 임명하신 추기경직을 사퇴하라고 이야기했다고 착각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한 문장에도 많은 무지와 오류가 들어있네요.

 

   1) 많은 신자분들이 오해하고 계신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추기경 사퇴 요구인데요.

       실제로 "추기경직"을 사퇴하라 한 것이 아니라 "서울대교구장"직을 사퇴하라 요구한 것입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함세웅 신부님도 "추기경직은 자의적으로 물러날 수가 없는 것인만큼 서울대교구장 직에서 용퇴하라는 의미"라고 말씀하셨지요.

       이유는 이미 은퇴하실 연한도 지난 상황이고, 주교회의의 합의와 반대되는 말씀을 공식적으로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책임지라는 이야기지요.

 

   2) 겁박했다 표현되어 있는데, 겁박이란 상당 수준의 강요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당시 원로 신부님 25분의 연대 성명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걸 겁박이라 표현하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지요.

      과장이 지나치면 거짓과 왜곡이 됩니다.

      제대로 표현하려면 "사퇴(용퇴)를 요구" 정도가 적절하지요.

 

      그런데, 웃기는 것은, 이 광고의 광고주들은 뒤에서 "제의를 벗어 던지라" 요구합니다.

      그게 단순히 시위 참여할 때 제의를 벗으라는 소리면 그나마 다행일텐데,

      사제에 대한 예우와 존경을 철회한다는 둥 글의 뉘앙스로 봤을 때는 사제직을 그만두라는 요구로 보이네요.

      교구장님 은퇴하시라는 이야기는 하면 안되고,

      신부님들 옷 벗으라는 이야기는 해도 되는건가요? ^^

      웃기는 이야기지요. ^^

 

   3) 교황님의 교도권을 무시했다 하는데, 교도권이 뭔지도 모르는 소리입니다.

      교도권은 진리를 해석하고 가르치는 직분에 따른 권리입니다.

      교구장 임명 같은 것은 통치권에 해당하지요.

 

이제 겨우 2문장도 다 못 살펴 봤습니다. 처음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까지 포함하면 3문장이네요.

그런데도 문제점이 이렇게 많습니다.

 

이따위 글을 주장이랍시고 주요 일간지 광고에 올리는 용기는 대체 어디에서 나는건지 참 대단하다 싶습니다.

 

다른 신자분들께서는 이런 광고에 속지 마시고, 좀 더 세심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신천지 글만 유해한게 아니라 이런 광고글도 상당히 유해한 글이랍니다. ^^

 

시간 관계상 이 글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

즐거운 주말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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