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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헬기의 대명사 OH-58D 카이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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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3-10-10 ㅣ No.2746

OH-58 카이오와 정찰헬기. 날개 위에 달린 로봇 머리 같이 생긴 ‘마스트 장착 조준장치’가 인상적이다.

말을 타고 그 기동력을 이용해 싸우는 기병은, 과거 전장에서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자동화기의 등장과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전차가 출현하면서, 이후 기병은 점차 전장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반면 미 육군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기병 병과를 없앴지만, 미국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기병대(Cavalry)’라는 이름은 버리지 않았다. 말에서 내린 기병대는, 오늘날 항공기병대와 기계화 기병대로 발전하여, 지상전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이 가운데 미 육군 항공기병대의 OH-58 카이오와(Kiowa) 정찰헬기는 고도의 정찰장비를 탑재하고, 전선으로 날아가 적의 중요한 표적을 탐지 및 식별한다. 또한 탑재한 무장을 이용해 지상군을 지원하기도 한다.


 

(좌)OH-58 정찰헬기의 원형인 벨 206 제트레인저
(우)AH-1 코브라 공격헬기(좌측)와 한 조를 이루어 작전 중인 OH-58A 정찰헬기(우측)

상용 헬기가 군용 헬기로


1967년 미 육군은 당시 운용 중인 OH-6 정찰헬기를 추가 구매하기 위해, OH-6 정찰헬기의 제작사인 휴즈(Hughes)사와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휴즈사는 미 육군이 이미 자사의 헬기를 운용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비교적 높은 가격을 불렀다. 이에 반발한 미 육군은 공개 입찰 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과거 미 육군의 경 정찰헬기 도입 사업에서 탈락한 바 있는 벨(Bell)사는, 당시 상용 헬기로 큰 성공을 거둔 자사의 벨 206 제트레인저(JetRanger)의 군용 형식을 제안 한다. 물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결국 미 육군은 벨사의 손을 들어 주었고, 이에 따라 OH-58A 카이오와 정찰헬기가 탄생하게 된다. 카이오와란 명칭은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있는 인디언 부족의 이름이다. OH-58A 정찰헬기는 1969년부터 미 육군에 인도되었고, 1971년에는 엔진과 동력계통과 항법장비가 강화된 OH-58C 정찰헬기가 등장한다.


 

(좌)OH-58D 정찰헬기에 장착된 마스트 장착 조준장치. TV 카메라, 열영상장비, 레이저 조준기가 통합되어 있다.
(우)OH-58D 정찰헬기는 마스트 장착 조준장치를 이용, 몸은 숨기고 고개만 내밀어 보듯 정찰이 가능하다.

밤에 강한 정찰헬기


1983년에는 주야간 정찰능력이 강화된 OH-58D 정찰헬기가 탄생한다. 이전의 OH-58 정찰헬기는 조종사의 육안에 의한 정찰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야간 정찰 능력은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기 OH-58D 정찰헬기에는 돔(Dome) 형태의 마스트 장착 조준장치가 설치되었다. 마스트 장착 조준장치는 TV 카메라, 열영상장비, 레이저 조준기 세 가지 장비가 통합된 최첨단의 정찰장비였다. 이 장비는 헬기의 가장 높은 부분인 주 로터축 위에 설치되었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마치 잠수함의 잠망경처럼 기체 전체를 지형 지물 아래 숨기고, 마스트 장착 조준장치만을 위로 올려 적을 정찰하거나 조준 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또한 마스트 장착 조준장치는 탑재된 통신장비와 연계되어 목표물을 조준하면 간단한 버튼 조작으로, 아군의 포병화력을 정확하게 유도할 수 있었다.


 

(좌)페르시아만에 배치된 AH-58D 정찰헬기는 12.7mm 중 기관총과 2.75인치 로켓포드를 운용하도록 개조되었다.
(우)OH-58D 정찰헬기는 무장정찰헬기로 개조되면서 카이오와 워리어라는 새로운 명칭을 얻게 된다.

전사로 거듭나다


이란-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던 1988년, 이란 군은 소형 고속정을 이용하여 페르시아만을 통항하는 유조선과 상선에 대해 무차별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미군은 소형무장헬기를 통한 고속정 공격에 나선다. 뛰어난 주야간 정찰 능력과 다양한 통신장비를 탑재한 OH-58D 정찰헬기는, 이러한 임무에 가장 적합했다. 이란 군의 소형 고속정을 공격하기 위해, OH-58D 정찰헬기는 12.7mm 중 기관총과 2.75인치(inch) 로켓포를 운용하도록 개조되었다. 이들 헬기는 AH-58D로 표기되었고, 미 해군의 해상 작전 기지와 초계함에 배치 된 AH-58D 정찰헬기는 이란의 고속정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친다. 이 작전의 이름이 프라임 찬스(Prime Chance) 작전이다. 작전의 성공에 힘입어 미 육군은 1991년부터 OH-58D 정찰헬기를 무장정찰헬기로 개조하기 시작한다. 또한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 운용 능력을 새롭게 부여한다. 이렇게 개조된 OH-58D 정찰헬기는 카이오와 워리어(Kiowa Warrior)라는 새로운 명칭이 부여된다.


 

(좌)2003년 이라크전에 투입된 OH-58D 카이오와 워리어 정찰헬기
(우)아프간 전에 투입된 OH-58D 카이오와 워리어 정찰헬기

전장의 숨은 조연


OH-58 정찰헬기는 베트남 전쟁을 시작으로 실전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베트남전 당시 OH-58A 정찰헬기는 AH-1G 코브라 공격헬기와 한 조를 이루어 운용되었다. OH-58D 정찰헬기는 1989년 마약과의 전쟁과 미국의 파나마 침공작전에도 동원되었다. 1991년 걸프전에서는 아파치 공격헬기와 짝을 이루어, 다국적 군의 100 시간 지상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1994년 12월에는 주한미군 소속의 OH-58C 정찰헬기 한 대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비행하다가 북한에 추락하여, 조종사 한 명은 사망했고 나머지 한 명은 부상을 입기도 했다. OH-58D 카이오와 워리어 정찰헬기는 2001년의 아프간전과 2003년 이라크전에 투입되어 최전선에서 활약했으며, 아프간의 험난한 산악지형에도 그 활약은 이어졌다.


 

신형인 OH-58F 카이오와 워리어 정찰헬기. 기존의 마스트 장착 조준장치 대신 신형 조준장치를 기수에 장착한다. <사진 출처: 벨 헬리콥터사>

카이오와의 미래


1966년부터 1989년까지 2,200 여대가 생산된 OH-58 정찰헬기는 미국을 포함하여 3개국에서 운용 중에 있다. 개발된 지 40여 년이 지났지만, OH-58 정찰헬기는 앞으로도 미 육군에서 운용될 예정이다. 지난 2004년 미 육군은 OH-58 정찰헬기를 대체하기 위한 무장정찰헬기 사업을 진행했지만, 개발 비용이 초과되면서 2008년 10월에 전격 취소되었다. 이에 따라 미 육군은 OH-58D 카이오와 워리어 정찰헬기를 업그레이드한 OH-58F 카이오와 워리어 정찰헬기를 2015년부터 운용할 계획이다. OH-58F 카이오와 워리어 정찰헬기는 마스트 장착 조준장치를 제거하고 신형 조준장치를 기수에 장착할 예정이다.


 


OH-58D 카이오와 워리어 정찰헬기 제원 (출처 미 육군)
승무원 2명 / 최대 이륙 중량 5,500 lbs(약 2.5톤) / 자체 중량 3,289 lbs(약 1.5톤) / 전고 12 ft, 10.6 in(약 3.65m) / 전폭 6 ft, 5.4 in(약 1.83m) / 전장 33 ft, 4 in(약 10m) / 최대 순항 속도 128 mph(약 206 Km/h) / 항속거리 299 miles (약 481Km) / 상승한도 19,000 ft (약 5.8 Km) / 무장 스팅거 공대공 미사일, 12.7mm 중기관총, 하이드라 70(2.75 in) 로켓,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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