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 (화)
(녹) 연중 제34주간 화요일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자유게시판

하느님, 당신은 나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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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희 [prana] 쪽지 캡슐

2008-05-17 ㅣ No.120469

 

십자가의 신비로 이 세상 우리를 구원하신분
오 주여 가까이 오 주여 가까이
나의 맘에 내려오시어
죄많은 인간이 무엇이기에
오 주여 이토록 돌보나이까.
하느님 당신은 하느님 당신은 나의 전부되시도다.

하느님 당신은 나의 힘 나의 기쁨 되시니
나는 하느님 당신의 몸 가장 귀한 도구되리라.
나의 주시여 나의 하느님 당신은 나의 구세주.
하느님 당신은 하느님 당신은
나의 모든것.

 

며칠 전에 게시된 <영원과 하루>를 본 후 이 곡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기에 찾아 나섰습니다. 부른 이가 다른 몇몇 게시물도 봤지만 다행히 그 영상물에서 본 장면 그대로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영상을 수차례 보신 분은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게는 매우 큰 감동이었고 앞으로 즐겨 듣겠다 싶게 인상적인 곡이거든요.

이 곡을 가사와 함께 찾아놓고 반복해 들으며 흥얼거리다 보니 마음이 헛헛하면 이웃한 성당으로 달려갔던 한 달도 채 안 된 이전 생활이 그리워졌습니다. 전에 살던 집은 성당과 도보로 5분 정도 거리라 평일에도 혼자 또는 제 강아지와 찾곤 했는데 이사 한 후로는 차를 타야만 해서 자주 들리는 게 여의치 않아요. 제게 차가 없거든요.

 

강아지와 함께 성당에 가면 성전에는 안 들어가고 마당에 서 계신 주님께 “비누야, 예수님께 인사드려야지, 예수님 안녕하세요~~” 라며 함께 인사드리고 마당에서 놀았어요. 성당 마당에서 아무도 못 만날 때도 있지만 간혹 수녀님이나 형제자매님들과 마주치면 예쁘다고 한 말씀씩 하시며 지나셨지요. 꼬마 친구들은 무서운지 멈칫하면서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만지고 싶어서 주위를 맴돌고 이름을 묻곤 했고요. 대부분 반기셨는데 단 한 번 예외가 있었어요.


여느 때처럼 강아지와 마당 벤치에 앉아 예수님을 바라보고 속으로 중얼중얼 말씀을 드리는데 어르신 한 분이 성당 마당으로 들어오셨어요. 아는 사이가 아니라 정식으로 인사드리기는 뭐해서 미소를 지었지요. 어르신은 굳은 표정으로 저와 강아지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으시며 성전 안으로 들어가셨어요. 못마땅해하시는구나 짐작했지요. 그래도 뭐 마당에만 있으니까 괜찮겠지 했지요. 잠시 후 그 어르신께서 마당으로 나오셨고 역시 무표정으로 걸으시면서 계속 저희를 쳐다보시더군요. 저는 또 미소를 지었고요. 그런데 저와 강아지가 앉아있는 벤치 근처에 다다르신 어르신께서 호통은 아니지만 야단을 치셨어요. 강아지를 성당에 데리고 오면 안 된다고... 순간, 지었던 미소가 무색해지며 얼굴이 와락 붉어져서 네...하고는 서둘러 성당을 빠져나왔지요. 강아지는 혼나는 줄도 모르고 반갑다고 연신 꼬리를 흔들고...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었어요. 성전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마당에서 얌전하게 짖지도 않고 그저 벤치에 앉아 있는데 말을 들으니 기분이 안 좋더군요. 하느님께서도 강아지를 예뻐하실 텐데 말이에요. 직접 빚으신 피조물인데 안 예쁘실 리 없잖아요. 후에 제 큰언니에게 이 일을 말했더니 다들 말은 안 해도 좋아하지는 않겠지 하더군요. 정말 그런가요? 강아지가 성당마당에 들어서는 것도 싫으시나요?...


음악을 들으며 내키면 언제든 성당을 찾을 수 있었던 지난 시절을 그리워하다 강아지에 엮인 한 토막 사건(?)이 떠올라 적어봤습니다. 음악 즐겁게 감상하시고요, 주님의 사랑 듬뿍 받으시는 행복한 주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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