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시국선언이 정의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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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용 [salva] 쪽지 캡슐

2013-09-14 ㅣ No.102

인간이란 참으로 추악한 존재입니다. 
성직자들도 인간이니 예외가 아닙니다. 
그래서 모두에게 기도가 필요하고 통회가 필요한 법입니다. 

시국선언이 정의라면 댓글 개입은 구국의 충정입니다. 
애국 시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좌파 정권 10년에 나라는 위기를 맞았었습니다. 
국정원 직원이라면 심정적으로 당연히 더 큰 위기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성직자라도 민주주의가 사라지는 꼴은 못 본다고들 말씀합니다만
국정원 직원이라도 나라가 망하는 꼴은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의 눈에, 그의 마음에..
매국노 같았던 노무현의 직계 문재인을 당연히 막고 싶었을 것입니다. 
종북이 어딨냐고 철부지 소리하는 안철수를 비판하는 게 당연했을 것입니다. 
이정희 같은 미치광이 종북세력이 나대는 꼴을 참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불의 불의하지만 실제로 김대중이나 노무현처럼 불의를 저지른 자가 어디 있습니까. 
지금 북이 공갈치고 있는 기반은 핵무기지만 그 핵무기 개발 누가 돈 댔습니까.  
서해 바다 다 내주겠다고 혼자 인심 좋은 척 했던 정신나간 대통령은 누구였습니까.

국정원이 민주를 파괴한다고 비난하지만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이 민주 파괴라면
시국선언하는 성직자들은 헌정 파괴입니다.

국정원은 여직원 하나가 나섰지만 성직자들은 무더기로 나섰습니다.
여직원이 보수를 지원했다면 성직자들은 좌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여직원이 숨어서 했다면 성직자들은 내놓고 하고 있습니다.  
극좌편향적 매체인 <오마이뉴스>나 <지금여기>가 돕고 있습니다.

국정원은 안 되고 성직자들은 정교분리의 헌법 원칙 무시하고 정치 개입해도 됩니까.
교회의 일부가 하면 로맨스고 국정원이 하면 불륜입니까.

나는 가톨릭 신자입니다.
그래서 주교의 손으로 견진을 받고 사제의 손을 통해 성체를 영합니다.
하지만 어떤 주교나 어떤 신부의 정치관에는 결코 찬동하지 못 합니다.
그래도 그분들이 집전하는 미사에는 참례하고 성사에도 참례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정교 분리의 원칙입니다.

나는 간절히 바랍니다.
더 이상 교회 안에서 정치적인 이슈로 신자들이 반목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나 같은 작은 인간도 교회 안에서는 드러내고 정치 담화를 하지 않습니다.
주교나 사제 같은 사목자들은 더욱이 자신의 정치관은 숨겼으면 좋겠습니다.

양떼가 서로에게 이리 같이 변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게 목자의 책무입니다.
좌우 따위를 분별하지 못 할 정도로 평신도들이 무식하지 않습니다. 
성직자들보다 더 잘 알고 있으니 가르치려 들지 않아도 됩니다. 

세상은 어차피 좌우 갈등으로 앞으로도 한참을 혼란스럽게 지내야 할 것입니다.
교회만은 좌우에 관계 없이 누구라도 하느님과 만나는 곳으로 남아있기를 바랍니다.

교회의 주인은, 그리고 교회의 머리는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의 집을 좌파 혹은 우파의 집으로 변형시키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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