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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의 굴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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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 7주의 마지막날을 보내면서(한국은 이미 지나갔겠지만), 장엄한 부활미사때 합송했던 기도문의 적나라한 구절이 다시 떠오른다. 그 구절은 이렇다. ...'성자께서 우리 대신 성부께 아담의 죄 갚으시고',... ...'아담이 지은 죄, 그리스도의 죽음이 씻은 죄'.... 우리는 대체로 '최초'를 명예로운 이름으로 기억한다.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해방이후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정모, 최초의 달 착륙 우주인 암스트롱, 최초의 미국 대통령 조지 와싱턴 등등. 하물며 최초의 인간, 하느님이 직접 생명을 불어넣어 주신 아담! 조금만 처신을 잘 했으면 길이 길이 영광스러운 이름을 남겼을 그가, 왜 이렇게 해마다 수억 카톨릭 신자들의 입으로 그리스도의 거룩한 피로써만 씻어질 죄를 남긴사람으로 오명을 되풀이 하게 되는 신세가 되었을까. 세속에서 일등인 그가 어떻게 교회에서는 죽일놈이 되었을까. 아마 아담이 한 짓은 아담이 최초의 인간만 아니었다면 사소하게 넘어갔을지도 모르는 잘못이었을 것이다. 샛길이지만, 그리고 보면 그런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많다. 소소하게 그 때까지 축재한 돈과 사회적 성취로 주위의 부러움을 받으면서 살 수 있었던 사람들이 욕심부리면서 장관후보, 총리후보가 되면서 전국적으로 개망신을 당한 사람이 한둘인가. 부시나 이명박은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사소한 또라이로 안빈낙도 살았을 것이지만, 대통령이 되어 하나는 전 인류의 공적(公賊)이 되었고, 또 하나는 우리 민족에 길이 남을 추물이 되었다. 그들은 예수님 식으로 말하면 이런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너는 세상에 태어나지 않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나는 내가 추구했던 성취와 명예를 잘 관리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담의 그것에 비하면 소소하기 그지 없는 것들이지만, 나의 일상을 지배하는 성취감과 만족감들이 나를 영적으로도 명예롭게 할 것인지, 아니면 영혼을 더럽히는 오물이 될 것인지, 매 순간 잘 판단하고 신중하게 처신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