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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과공-딴토릭을 위하여 성령님께서 하시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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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stefanlee] 쪽지 캡슐

2008-05-09 ㅣ No.1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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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바티칸공의회 학교 강의 -11.바티칸공의회의 인간관과세계관-(박준양 신부)- 평화신문 9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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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의회 이전엔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며 교회와 세상을 분리(聖俗二元論)했다. 이를 복음으로 재해석하려는 것이 공의회 정신이었다. 따라서 공의회는 교회와 세상을 더 이상 분리시키지 않고 '안을 향한 교회'와 '밖을 향한 교회'라는 새로운 측면에서 교회와 세상 관계를 재정립하려 시작했다.

 이 두가지 측면에서 성령론적 전망을 제시한 「선교교령」 4항은 공의회 전체를 성령론적 관점에서 총괄적으로 요약한 상징적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성부에게서 성령을 보내셨다. 성령께서는 구원 활동을 내적으로 수행하시며 교회가 스스로 확장되도록 부추기신다.… 오순절에 성령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영원히 머무시려고 그들 위에 내려오셨으며,… 성령께서는 모든 시대를 통해 온 교회가 '친교와 봉사 안에서 일치하게 하시고 교계와 은사의 여러 가지 선물을 주시어' 교회 제도에 마치 그 영혼적 생명을 불어넣어 주시며 바로 그리스도를 재촉하신 그 선교 정신을 부어주신다."


이 대목은 성령께서 교회 내부에서 그 구원 활동을 수행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교회가 세상에 대한 개방과 대화와 선교를 통해 그 외연을 넓혀가도록 인도한다고 밝힌다.

 「교회헌장」은 트렌토공의회 이후 전통적 교계제도적 교회관을 가지면서도 '그리스도 신비체' '하느님 백성'이라는 성서적 관념을 통해 친교와 성사로서 교회 개념을 도입했다. 이는 교회를 더 이상 성직자 중심의 법적이고 제도적 시각에서만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 완성을 향한 여정에 있는 성사적 공동체로 바라보게 된 것을 의미한다. 

친교라는 말은 공의회 이전엔 간과됐다가 공의회 때 부활했다. 우리 죄로 하느님과 깨진 친교 관계는 성령께서 다시 이뤄주신다. 성령론 역시 공의회 이전엔 간과됐었다.

 우리는 친교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그리스도가 말하는 친교와 일반 친교는 서로 다르다. 조직 폭력배도 친교를 얘기한다. 그런데 이런 친교는 자기들만의 친교이며 자기들만의 행복을 위한 것이기에 진정한 친교가 아니다. 그리스도가 말하는 친교, 즉 교회 친교는 왼쪽 뺨을 맞으면 오른쪽 뺨마저 내놓을 수 있고, 원수도 사랑할 수 있는 밖을 향한 개방적 친교다. 이는 필연적으로 봉사로 이어진다.


교계 조직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시는 것 역시 성령으로, 교회 조직에 영적 생명력이 없다면 일반 조직과 다를 바 없다.
 「사목헌장」은 친교의 교회 공동체가 교회 내부에만 그치지 말고 공동선 증진과 세상을 위한 봉사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사목헌장」 전망을 「선교교령」 4항 마지막 부분이 성령론적으로 잘 요약한다. 즉 교회 내부에 그 숨결을 불어넣어주시는 성령께서는 그 역동적 생명의 기운이 교회 밖을 향한 선교 정신으로 자라나게끔 인도하고 격려하는 것이다.


 「사목헌장」 14항은 개별적 인간에 대해 말하면서 그 인간은 전인적 존재로 '육체와 영혼으로 단일체를 이룬다'고 강조한다. 12항은 그러한 전인적 인간이 바로 '하느님 모습으로 창조되었다'고 강조한다.
 인간에게는 구분 가능하지만 분리할 수 없는 다섯 가지 영역이 있다. 논리ㆍ지성적, 심리ㆍ정서적, 육체적, 사회적, 영적 측면이다. 이 다섯 가지 측면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야 총체적으로 균형잡힌, 다시 말해 진정한 영성을 지닌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느 한 측면도 소홀할 수 없는 것이다.


 공의회는 개별적 인간 존재나 그리스도인 뿐 아니라 공동체로서 인류 전체를 향해 복음적 메시지를 선포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현 세계의 급격한 변화로 복합적 상황에 놓인 수많은 우리 동시대인들이 영원한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또 이를 새로운 발견과 조화시키지 못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사목헌장」 2항 참조).
 그래서 공의회는 불안에 짓눌려 있는 사람들과 대화하며 그들에게 복음적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성령께서는 교회 안의 친교를 이끄는 원리로서 활동하며 동시에 교회 밖의 온 세상을 향해서도 작용한다. 이는 바로 온 인류 공동체를 위한 '하느님의 보편적 구원 의지'의 표출이다.



 이렇듯 세상을 향해 열린 교회를 표방한 공의회를 이끈 기본 논거 중 하나는 '시대의 징표'에 관한 전망이다. 「사목헌장」 11항은 이를 성령론적 전망에서 제시한다.
 "하느님의 백성은 온 누리에 충만하신 주님의 성령께 인도되고 있음을 믿는 그 신앙에 따라, 현대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참여하는 사건과 요구와 염원 안에서 하느님의 현존과 그 계획의 진정한 징표가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노력한다."
 이 대목은 '성령의 보편적 또는 우주적 현존' '성령께서 하느님의 백성을 인도하심'이라는 두가지 성령론적 주제를 연결시켜 '시대의 징표'라는 성령론적이며 교회론적인 새 주제를 다룬다.


'시대의 징표'라는 개념은 그리스도께 받은 사명을 다하기 위해 동시대 사람들과 연대성 안에서, 역사 안에서 발생하는 인간 현상에 주목하고 이를 복음의 빛으로 해석해야 하는 교회 의무를 함축하고 있다.
 세상 안에서 시대의 징표를 읽고자 하는 하느님 백성의 노력은 인간과 세상에 대한 교회 자세에 부정적 선입견과 폐쇄성이 극복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제생활 교령」 22항은 교회와 세상과의 관계에 관해 새로운 전망을 소개한다.
 "실제로 이 세상은 참으로 많은 죄에 매여 있지만 적지 않은 힘도 지니고 있으며 성령 안에서 하느님의 집으로 함께 세워질 산 돌들을 교회에 제공한다. 같은 성령께서는 교회가 이 현대 세계에 다가서는 새 길들을 개척하라고 재촉하시며…."
 예전의 부정적 측면에 초점을 둔 세계관과 세상에 대해 닫혀 있던 교회관을 극복해 세상과 교회가 서로 주고받는 상호 통교를 제시한다. 이런 세계관과 교회관의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세상 안에 현존하시는 성령께 대한 믿음이다. 성령 인도에 따라 세상에 감추어진 보화와 좋은 씨앗들을 발견해 이를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 받아들이는 교회 모습은 종말론적 완성을 향해 나가는 여정 속에 있는 '순례하는 교회'의 겸손한 모습이기도 하다.


「사제생활 교령」 22항이 제시한 세계관은 「선교교령」 11항과 15항에서 '말씀의 씨앗'이라는 개념을 통해 명시적이면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말씀의 씨앗'은 선교적 맥락에서 해석된다. 「선교교령」 15항은 성령에 의해 이뤄지는 선교관을 제시한다.
 공의회 이후 발표된 교회 문헌들 속에서는 '선교의 주역이신 성령'이라는 개념으로 발전한다. 성령께서는 말씀의 씨앗을 자라게 하는 동시에 복음 선포를 통해 사람들 마음을 움직이게 해 하느님 백성을 이뤄 나가는 것이다.
  정리=이연숙 기자 mirina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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