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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찬 감동! "마냐니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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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니따(MANYANITA)
이 인평 아우구스티노
주님, 갑자기 당신께서 찾아온 새벽이었습니다. 아직 창가에는 여명도 스미지 않았습니다. 이승의 어둠을 털고 고단한 잠에서 깨었을 때 이미 당신은 문을 열고 들어오셨습니다. 당신은 그렇게 잠든 세상을 열고 찾아 오셨습니다.
주님, 어둠 속에서도 당신은 낯설지 않았습니다. 고통의 세상을 헤매다 당신을 찾아온 영혼들에게 구원의 정점에서 못 박힌 당신을 보여 주셨습니다. 한 영혼이, 못 박힌 당신의 발등에 입맞춤 할 때 미처 덜 깨인 잠은 이내 몸 밖으로 도망쳤습니다. 그 순간, 촛불에 비친 당신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주님, 당신은 영혼들의 어둠을 걷어 내셨습니다. 새벽에, 당신은 상처받은 영혼들을 불러 내셨습니다. 오랜 세월의 고뇌에 짓눌려 살아온 영혼들에게 다시는 죽지 않을 빛의 선율을 안겨 주셨습니다. 세상의 온갖 고통과 괴로움에 시달린 영혼들에게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맑은 새벽 인사를 하셨습니다.
주님, 그 새벽에 당신은 영혼들의 눈물을 보셨습니다. 당신의 사랑 앞에 쏟아지듯 흐느끼는 울음을 보며 더 이상 주체할 수 없는 영혼들의 감격을 보셨습니다. 당신을 떠나 살았던 오랜 아픔의 기억들을 지우고 온몸으로 전율하는 생명의 환희와 평화를 보셨습니다. 당신의 노래는 고요를 흘러 가슴에서 뭉클거렸습니다.
주님, 당신과의 만남은 한꺼번에 밀려든 은총이었습니다. 당신의 얼굴로 다가온 수많은 형제자매의 모습에서 그동안 잊고 살아왔던 삶의 고귀한 가치를 깨우쳤습니다. 당신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놀라운 사랑에 안겨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온갖 탐욕을 떨쳐 버렸습니다. 실루엣 같은 새벽안개가 걷히며 스며든 기쁨이었습니다.
주님, 세월이 흘러도 당신의 노래는 잊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음성, 당신의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며 그 새벽에 당신이 쏟아 주셨던 사랑의 열정을 생각하면 언제 어디서고 당신께 내 마음을 드리고만 싶어집니다. 주님, 다시금 당신 사랑에 안겨 마냐니따를 불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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