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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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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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8-05-05 ㅣ No.120110

 

어제는 예수 승천대축일 및 홍보주일이었다.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님께서 돌아가신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서 40일 동안 제자들에게 성령을 부어주시며 발현하시다가 제자들이 보는 가운데 하늘나라로 올라가신 날을 기념하는 주일날이었다. 


가톨릭에서 왜 하필 그날을 홍보주일로 정하였는지 아는 게 부족한 나로서는 그 이유를 알 길이 없지만 어쩌면 메스미디어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이 가톨릭신자들에게 있어서 승천(부활)의 의미만큼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내 나름대로 해 보았다.


오늘 제42차 홍보주일을 맞아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 담화문을 통하여

“미디어(언론)는 communication(정보전달)이 무분별한 자기홍보에 악용되게 내버려 두거나 양심을 조작하는 이들에게 남용되어서는 안 되며 반드시 공동선을 향한 봉사, 인간의 윤리교육과 인간의 내적성장을 증진하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밝히시면서

‘정보윤리’ 차원에서

“미디어는 경제적 물질주의와 윤리적 상대주의의 대변인이 되지 말고 언제나 인간을 옹호하고 인간존엄을 온전하게 존중하는 소명을 지켜 달라”고 당부하셨다.


그리고 주일미사의 보통기도를 통해 우리 신자들이 모두가 함께

“이 땅의 언론인들이 언제나 진리와 양심에 편에 서서 올바른 보도를 하게 해 달라”고 주님께 기도하며 “주여, 저희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라고 간청하였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을 생각해보면 너무나 가슴이 답답하다.

한참 회자되는 광우병 괴담(?)을 예로 들어보자.

 

앞에 서서 가는 제어미가 설령 죽음의 길을 간다 해도 무조건 그 뒤를 따르는 꿩 병아리 같은 공무원인 사람이,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일을 하면서도 몇 달을 전후해서 말을 뒤집어 국민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쯤이야 어미 꿩이(대통령이) 바뀌어서 꿩병아리인 그가 그렇다고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 정권에서 그토록 광우병의 위험성을 보도하며 미국산 소고기 검역에 대해서도 너무 까탈스럽다고 할 정도로 조건을 제시하며 수입을 반대하던 일부 메이저급 신문들이 정권이 바뀌자 갑자기 180도 방향을 선회하고, 심지어는 PD수첩을 공격까지 하는 것은 국민들 입장에서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들 역시 꿩 병아리 떼들인가?


과연 이 땅의 언론인들이 스스로에게 “양심과 진실에 입각한 보도를 하고 있는가?”라고 자문했을 때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자신에게 부끄러운 것은 나중 문제로 두고, 독자인 국민들에게만은 부끄럽지 않은 그런 언론인이 돼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러지 못할 바엔 지조 있고 패기 찬 젊은이들에게 그 자리를 물려 주고 윗사람 눈치만 보는 그런 인간들은 언론계에서 떠나주었으면 좋겠다.

 

이 땅에 민주화가 그래도 이만큼 이루어진 이면에는 5공 초기, 검열에 걸려 백지 공난으로 신문을 발행했어도 그 기사를 쓰다가 해직 당한 옹골찬 언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은 나 같은 필부도 다 아는 일인데 언론인들이 그걸 모를 리가 없잖은가?  

 

진리를 위해, 아니 진실을 위해 불의와 싸울 의지나 의사가 없으면 최소한 불의를 보고 분노하며 또한 불의라고 국민에게 고발하는 그런 용기라도 있어야 언론인이라고 칭하지 불의를 보고 눈을 감아버린다면 어찌 그들을 가리켜 언론인이라고 하겠소이까?


오늘 교황님 홍보주일 담화문을 읽어주시던 우리본당 신부님께서 끝에 가서 그러시더이다.

“미국소가 정말 광우병에서 안전하다면 국민들 보고 믿어라 믿어라 할 것 없이 먼저 청와대에 계신 대통령님 내외분, 수석님들 그리고 그분들 가족들까지, 그리고 청와대 구내식당, 각 부처장관님들과 그 가족들, 농림부 구내식당 등에서 미국 소 소뼈, 골, 내장, 까짓 거 값도 싸니까 몇달 동안 많이많이 잡수시고, 기자들은 계속 그분들 뒤를 따라다니며 그 사람들이 먹는 실상을 국민들에게 몇달 동안 자세히 보도하면 믿지 말라고 해도 국민들이 다들 안전하다고 믿을 텐데 뭘 그러느냐?”고.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르게 사는 것인지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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