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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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께 쌀 한포대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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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4-01-07 ㅣ No.6242

1월 8일 주님 공현 후 목요일-루가 4장 14-22절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시어,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알려주고, 눈 먼 사람들은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에게는 자유를 주며,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신부님께 쌀 한포대씩만>

 

어제 한 일간 신문을 보고 마음이 많이 아파왔습니다. 한국 사람도 아닌 분, 멀고먼 이태리에서 건너온 신부님-한국명 김하종, 이태리 이름 빈첸시오 보르도-께서 성남에서 운영하시는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급식소가 최근 불어 닥친 불황의 여파로 운영에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는 소식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식사를 드시러 오시는 노숙자들은 점점 늘어나는데, 창고에 쌓여있던 쌀은 급격히 줄어들고, 불황의 여파로 도움의 손길은 거의 끊기게 되었답니다. 작년 12월 안나의 집에 전해진 위문품은 쌀 5가마가 전부였답니다.

 

정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지 않은 미인가 시설이다 보니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을 기대하기는 힘들고 운영비 전액을 순수한 민간 후원자들로부터 후원받아야 하는데, 꽁꽁 얼어붙은 연말경기로 하루하루 초조한 나날을 보내고 계신답니다.

 

점점 늘어만 가는 노숙자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상당히 엇갈리기도 합니다. "무료급식소 사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일이다. 아무리 노력해봐야 원점이다. 괜히 노숙자들에게 의존심만 키워주고 안하느니 못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보면 그렇게 생각할 일만도 아닙니다. 얼마나 견디기가 힘들었으면 집에서 뛰쳐나왔겠습니까? 나름대로 한번 일어서려고 다들 얼마나 발버둥쳐봤겠습니까? 하다하다 도저히 안 되겠으니 거리로 나오게 된 것입니다. 집으로 돌아가고픈 생각은 굴뚝같을 것입니다.

 

몇 달 이곳저곳을 전전하다보니 이제 수중에 가진 돈도 다 떨어지고, 더 이상 어찌해볼 도리가 없게 된 분들이 노숙자들입니다.

 

그분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제공하는 것은 너무나도 인간적인 일이고, 예수님께서 이 땅에 다시 오신다하더라고 분명히 하셨을 일입니다.

 

존경하는 노숙자들의 천사 김하종 신부님께서 운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계신답니다. 내일 당장 쌀 단 한 포대라도 보내드려야겠습니다. 한번 찾아뵙고 감사하다고 인사라도 드려야 하겠습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신 김하종 신부님께서는 1987년 사제서품을 받은 뒤1990년 한국에 오셨답니다. 외환위기의 한파가 몰아쳤던 1998년에 후원자들의 정성을 모아 "안나의 집"을 설립하셔서 실직자와 노숙자에게 식사,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종"이 되겠다는 결의에서 "하종"이라는 한국 이름을 스스로 지으셨다는 김하종  신부님은 늘 우리나라(한국)에서 봉사하다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말씀하신답니다. 참으로 고마운 분이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령을 가득히 받으신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앞으로 수행하실 사명이 어떤 것인지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계십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시어,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알려주고, 눈 먼 사람들은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에게는 자유를 주며,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다음의 김하종 신부님이 하시는 말씀 한 마디 한 마디 들어보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지를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가끔 신선한 야채를 사서, 갓 구운 빵을 가져다가 노숙자들에게 원 없이 퍼주는 꿈을 꿉니다."

 

"안나의 집은 비록 가건물이지만 이곳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한 끼 식사를 해결합니다. 노숙자들은 모두 고귀한 존재들입니다. 한시적으로 그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잃고 거리에서 방황하고 있지만 그들은 누구 못지않게 중요하고 가치 있는 생명입니다."

 

"안나의 집에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일해 주는데 저는 그들에게 정말 성의 있게 이 일에 참여할 것을 부탁합니다.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준비하는 식단처럼 풍요롭지 않더라도 청결하고 정성스럽게 해야만 한다고 <잔소리>를 합니다. 밥을 먹기 위해서 늘어선 긴 행렬, 그들 중에 내 절친한 친구 예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외국인이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서 활동하는 겁니다. 그리고 제 성당은 바로 여기 안나의 집이에요. 제가 평생 섬길 사람은 여기 버림받고 가난한 이들이고요."

 

<도움 주실 분은 김하종 신부님이 운영하시는 안나의 집으로 직접 전화하셔서 방법을 알아보시면 됩니다>

 

안나의 집: 031-757-6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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