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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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사, `일본베끼기' 막올랐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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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세자요한 신부 [john1004] 쪽지 캡슐

1999-07-15 ㅣ No.7

[연합뉴스]  방송사, `일본베끼기' 막올랐나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 MBC가 국내 방송사상 처음으로 일본 오락  프로그램의 아이디어를 정식 도입, 제작한 오락물을 신설한데 이어 SBS도 일본 작가의  소설 판권을 사들여 제작한 드라마를 방송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MBC는 이번에 신설한 오락프로그램 `이브의 성(城)'의 진행방식을 일본 후지 TV에서 최근 방영했던 `戀 boy 戀 girl'의 것을 그대로 베껴 방송하는 대가로  후지TV측에 회당 일정액의 사용료를 지불하게 된다.

 

    후지 TV의 `戀 boy 戀 girl'은 일반 여성 시청자가 프로그램에 출연, 열차를 타고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상대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브의  성'에서는 < 러브 트레인 >이라는 코너로 단장해 열차의 디자인과 진행방식을 도입한다.

 

    SBS도 현재 인기리에 방영중인 수목드라마 `해피투게더' 후속으로 방송예정인 `퀸'을 일본 여류소설가인 시노다 세치코의 소설 `여자들의 지하드(聖戰)'의  판권을 정식으로 사들여 제작할 계획이다.

 

    원작인 `여자들의 지하드'는 한 보험회사 동료여직원 5명이 겪게 되는 사회생활의 애환과 성공스토리를 그린 것인데「퀸」에서는 5명을 4명으로 줄이고 직종도  약간 바꿔 제작할 방침이다.

 

    방송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방송계 주변에서는 최근  방송된  드라마들에 대한 잇단 표절시비가 주요 원인이 됐으리라고 해석하면서도 당초 의도와는 달리 왜곡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실 국내 오락물이나 드라마의 `일본베끼기'는 그동안 방송가 주변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처럼 인식돼왔다.

 

    국내 PD들의 교육과정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일본 프로그램에 대한 학습 및 연구임을 감안할 때 어떻게 보면 각종 프로그램의 일본 모방은 필연적인 현상이랄 수 있다.

 

    또 최근 시청자들의 의식이 높아지고 국내에서도 일본의 각종 프로그램을  위성방송 등을 통해 시청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진 것도 방송사들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게 만든 계기가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잇따라 표절시비가 제기되자 일본에서도 한국의 표절실태를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는 연구논문들도 방송사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결국 높아진 시청자 의식과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지적재산권 침해사례에  대한 엄격한 규정 등이 국내 방송사들로 하여금 돈을 주고 일본 프로그램을 사올  수밖에 없도록 만든 요인이 된 것이다.

 

    그러나 주요 방송사들이 잇단 표절의혹 제기에 대한 해결책을 보다 나은 프로그램 창작을 위한 피나는 노력 대신 돈을 주고 일본 작품의 판권을  사오는  `손쉬운' 방법을 택한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 방송학자는 '국내 방송사들이 잇단 표절시비에 대한 해결책으로 `일본  프로그램 공식수입'이란 손쉬운 방법을 택한 것은 국내 방송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창조력 재충전 등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passion@yonhapnews.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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