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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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프로그램 모니터 보고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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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세자요한 신부 [john1004] 쪽지 캡슐

1999-07-15 ㅣ No.12

청소년 프로그램 모니터 보고서

대상 : MBC [청소년에게 告함] / KBS [접속 신세대]/  KBS [드라마 '학교']

 

내용과 형식에 변화없는 청소년 프로그램,

청소년 문화에 대한 진지한 접근으로 다시 출발해야

 

본회 방송모니터팀은 최근 방송 3사의 청소년 프로그램을 모니터하였다. 이를 위해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다음의 몇 가지로 요약, 정리해보았다.

첫째, 일반적으로 청소년기는 자기 정체성이 확립되지 못한 시기로서 외부의 자극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다른 어느 시기보다 청소년기에 미디어의 영향력을 크게 받는 것도 바로 이러한 특성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사회적 가치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되어 있다면 자칫 편협한 가치관이 형성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볼 때 청소년 프로그램은 장르, 소재, 가치관이 편재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여 청소년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는 데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둘째, 우리 사회의 청소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특한 사회환경을 염두해 두지 않을 수 없다. 그 첫 번째는 청소년을 둘러싼 퇴폐적 문화환경을 꼽을 수 있겠다. 인터넷을 통한 음란물 접촉은 점점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음란 비디오, 만화, 잡지 등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러한 유해 미디어 환경의 범주에 방송도 예외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지 않지만 청소년들이 많이 시청하는 프로그램에는 심야 토크쇼나 연예 오락·정보 프로그램이 많다. 이들 중 많은 프로그램들이 건전치 못한 내용을 내보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점은 여성연예인을 성 상품화하는데 단연 앞장서고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지적에서도 잘 드러난다.

두번째로는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창의적 사고가 발휘되기 어려운 구조를 안고 있는 사회환경이다. 이러한 환경속에서는 청소년들의 고유한 문화가 자발적으로 형성되기 어렵다. 따라서 청소년 문화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비록 소수이지만 현존하고 있는 독특한 문화를 조명함으로써 좀 더 다양하고 독창적인 청소년 문화를 부추겨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최근 청소년들의 학내외 동아리 활동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제작자의

 

 관심과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기존 청소년 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셋째, 청소년기의 매체이용상의 특성은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청소년들은 또래 집단에서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텔레비젼을 비롯한 매체이용에 있어서 집단적 성향을 보인다는 게 일반적 연구결과다. 청소년을 겨냥한 문화상품들이 범람하고 시청률 경쟁에 빠진 프로그램이 많은 것도 바로 이와같은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청소년의 매체특성을 이용, 시청률 경쟁 프로그램의 대상으로 전락시켜서는 안될 것이다.

이상 청소년 프로그램은 청소년의 일반적 특성, 매체이용상의 특성, 우리 사회의 독특한 환경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기성세대의 시각, '학교'를 벗지 못한 소재

- 청소년은 선도의 대상이며 공부하는 학생일뿐인가 ? -

 

현재 방영중이거나 불과 얼마전까지 방영되었던 방송 3사의 청소년 프로그램들은 대체로 청소년에 대한 이해 부족과 졸속기획으로 그 한계를 분명히 했다는 지적이다.

기존 청소년 프로그램들이 청소년이 아닌 기성세대의 시각을 위주로 기획된다는 지적은 이미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이는 형식과 내용에서 모두 드러나는 문제로서 대부분의 경우 연출자가 청소년 문화와 그들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고민한 흔적을 찾기는 무리였다. 프로그램 명만 바뀔 뿐 대부분의 청소년 프로그램은 기존의 틀을 그대로 옮겨 오거나 몇 몇 오락  프로그램에서 인기있는 코너가 모방되기도 했다. 그러나 보니 청소년 프로그램은 생명이 짧은 경우가 많다. MBC에서 얼마전 종영된 [청소년에게 고함]이 대표적 사례다. 방송의 공영성 강화 분위기에 맞물려 지난 1월말 급작스레 방영을 시작한 '청소년에게 고함'이 3개월동안의 시험을 실패로 마치고 종영한 것이다. 청소년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게 청소년을 선도의 대상으로만 파악하려 한 기획의 안이함이 가져온 결과라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 외에도 방송에서 청소년은 주로 선도의 대상이었고 '공부하는 학생'으로서의 이미지가 여전히 우세다. 일례로 청소년 프로그램 대부분이 특정 학교를 방문하고 학급을 찾아가는 형식을 띄고 있다. [학교] 등 청소년 드라마 역시 학교생활을 중심으로 한 줄거리가 대부분이다. 청소년 프로그램은 꼭 학교를 중심으로한 소재밖에 없는가? 진지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학생이고 그들 생활 대부분이 학교에서 이루어진다는 현실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으로 학교 중심의 소재가 난무하는 것은 제작자들이 청소년 문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지 못했음을 반증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청소년에게 고함]과 [접속 신세대]는 모두 청소년이 직접 방송에 출연하고 제작에 참여하는 코너를 기획함으로써 기성세대 중심의 시각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는 평가다. 그러나 50분 동안 위의 세 코너로 구성한 것은 너무 한꺼번에 많은 얘기를 다루려는 제작자의 욕심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더 나아가 청소년들의 피상적인 모습만 비출 우려도 제기되었다.

또 두 프로 모두 찾아가는 학교 대부분이 실업ㆍ공업계가 아닌 인문계 학생들 위주여서 출연 선정에 선입견이 작용하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청소년 프로그램 모두 고등학생을 대상으로만 하고 있다는 점도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받았다. 청소년들의 연령층이 넓은데다 청소년 문제의 주인공들의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최근의 상황을 고려해볼 때 중학생 나이의 청소년에 대한 조명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4월 13일 종영된 드라마 학교(KBS)와 같은 프로그램은 기성세대가 바라본 청소년의 모습을 담기 급급했던 기존 프로그램과 많은 차이를 보였다. 이 드라마 역시 '학교'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에서는 참신성이 부족했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 청소년들의 학교생활을 실감나게 묘사한 것이 큰 장점으로 평가받았다. 각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 평가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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