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 강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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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숙 [lalee] 쪽지 캡슐

2013-08-31 ㅣ No.2690

†하느님 창조사업의 완성은 바로 평화입니다.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그래서 또 해상에 있는 준설선들이 없어졌습니다. 태풍이 온 것도 아니고 풍랑주의보가 직접 내린 것도 아닌데 …….

강정은 제주도 지도에서 보면 남쪽 해안가중 돌출된 곳입니다. 그래서 파도가 유난히 심합니다. 그런 곳에 해군기지입니다. 자연을 거스르는 4대강 살리기 사업보다 더한 흉물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피해를 입는 사람은 일반 시민 즉 민중들입니다. 이일을 시작한 정치권과 미국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8월 29일 목요일 성요한 세례자 수난 기념일

서식칠 김성환 이진현 신부님(예수회), 이승엽 신부님(제주교구)

주례, 강론 : 서석칠 신부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사람은 자기의 텃밭이 어디인가? 삶의 배경이 삶의 자리가 어디인가에 따라서 삶이 결정 되는 것 같아요. 그 삶이 결정된다는 것은 밥 먹고 입고 자고 하는 것뿐만 아니라 머리서부터 생각도 변해 가는 것 같아요. 그것은 부정 할 수 없는 사실 인 것 같아요. 그래서 산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은 늘 산을 그리워하고 조용한 장소를 선호하는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고 바닷가에 사는 사람은 늘 파도소리를 아주 익숙하게 듣고 파도소리에 아주 친밀하게 되는 그런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인 것 같아요.

제 체험 상 제가 옛날에 함께 만나고 교회의 가르침을 같이 나누고 하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한 두가지 소개해 드리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학생들이 가장 어렵고 힘들 때 그들의 마음속에 엄마와 같은 품이 어디인가? 질문을 하게 되면 도시아이들은 이상하게도 아파트가 많은 번잡한 곳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더라고요. 아주 역설적이게 근데 또 산속에서 태어나서 자란 친구들은 산을 또 그리워해요.

그리고 저는 그런 곳에서 태어나서 자란 사람이었기 때문에 사실 바닷가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정서를 잘 몰랐는데 바닷가에서 태어난 친구들의 정서는 한 친구는 아주 어렵게 힘들어서 저에게 이야기를 하러 왔는데 그 친구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그 친구 하는 얘기가 참 가습에 와 닿더라고요. “신부님 파도소리 한번 들었으면 좋겠어요.”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제주도 사시는 분들에게는 파도소리가 너무나 익숙한 것이죠. 근데 그 친구에게도 잠시 파도소리를 떠나서 살던 삶이 그에게는 아주 힘들고 어려웠었나 봐요.

그러면서 파도소리를 한번 들었으면 좋겠다! 그 말은 어떤 말이냐? 파도소리를 들으면 자기는 잠이 스르르 온데요. 근데 저는 파도소리를 들으면 제일먼저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요. 파도가 나에게 들이 칠까봐! 그런데 그 친구는 파도소리를 그리워 하더라구요. 그래서 삶의 배경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나는 이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인간의 삶이라는 그 배경 그것에 정들어 있는 배경 그리고 그것을 선호하는 삶 그 선호하는 삶 가운데 그 사람의 삶이 완성되어가고 엮어져 가는 그 삶 그것이 어떤 측면에서 보면 착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삶의 어떤 가장 근본에 깔린 바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은 사랑이나 정의나 그 모든 말들은 어쩌면은 그런 삶의 근거에서부터 출발하고 그 위에서 세워지는 것이 아닌가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친구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리고 또 한번 이쪽 출신의 한 신부님이었어요. 그분이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옛날에 강정에 와가지고 어릴 때 홀라당 벗고 친구들과 수영하고 그러던 곳이래요 여기가. 근데 어느 날 이곳이 변해있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 마음이 좀 아프더라! 이런 이야기를 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그 얘기가 상당히 진하게 와 닿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이렇게 들으면서 오늘 복음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세례자 요한이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죽음을 통해서 드러내 보이려고 했던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어쩌면 삶의 밑바탕이라는 것, 파기 할 수는 없는 것, 진리라는 것 변할 수 없는 것. 이런 것들 그 안에 묻혀서 어떤 방법으로든 존재 한다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삶을 기본적으로 떠받혀주고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원천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라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서 오늘 세례자 요한 축일을 보내면서 이 미사를 드리면서 함께 나누고 싶었던 그런 이야기입니다.

기도하는 삶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삶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 예레미아가 우리에게 일러준 그 이야기처럼 ‘그분이 우리의 삶의 바탕이 된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마음으로 그리는 그 고향이라는 것이 늘 우리 안에 변치 않고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확신 시켜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우리가 천막을 쳐 놓고 이렇게 기도를 드리고 있지만은 또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본다면 눈을 감고 이 주변의 장면들을 떠 올려 보세요. 이곳은 어떤 측면에서 보면 자연히 그분을 떠 올릴 수밖에 없는 그런 곳일 수도 있어요. 너무나 풍요로운 곳이고 그분을 만나기에 아주 좋은 곳일 수도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눈을 흐리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어떤 측면에서 본다면 또 다른 어떤 근본적인 것들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일상을 살면서 그런 것들이 어쩌면 혼재해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그것은 그것을 그리워하면서도 일상의 편리함 일상의 풍요로움 편이함 이런 것을 즐기는 삶이 아닐까?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해 보면서 오늘 세례자 요한의 죽음이 우리 삶 가운데서도 헛된 죽음이 안 되기를 살아가는 그런 삶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잠깐 침묵가운데 이곳과 우리자신의 마음을 뒤돌아보고 마음에 그리면서 미사 계속 해 나가도록 합시다.

소박하고 가난하게 살자 이웃에 대한 따뜻한 눈길을 간직하며

강정 생명평화 미사

월요일 오전 11시 오후 4시, 화요일 ~일요일 오전 11

강정의 평화를 위한 기도 매일 12시 부터 12시 30분 사이

강정의 평화를 위한 묵주기도와 강정아를 봉헌 합니다.

각자의 장소에서 기도로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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