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8월 24일 강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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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숙 [lalee] 쪽지 캡슐

2013-08-25 ㅣ No.2683

하느님 창조사업의 완성은 바로 평화입니다.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88일 박도현 수사님과 송강호 박사님 첫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 사실에 대한 박도현 수사님의 진술 내용과 옥중서신을 공유합니다.

 

<모두 진술>

존경하는 재판장님, 지금여기에서 강정민군복합관항미항(해군기지) 사업이라는 국책사업이며 국방안보사업에 관련된 기소 건을 다루고 있으니, 국가적 차원에서 중요한 사법적 결정이 수반되는 재판이라고 봅니다. 즉 외국의 폭력적 세력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한 국방사업이라고 믿기에 중요한 사안입니다. 이는 국민모두의 평화로운 삶을 보장해주리라는 믿음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지금 제주강정에 지어지고 있는 해군기지가 국가안보에 도움이 되는지, 혹은 제주도와 한반도의 평화에 도움이 되는지 심히 의구 스럽습니다.

 

지금까지 해군이 강정주민에게 행한 거짓과 꼼수 뿐 만 아니라 강정해군기지 건설의 필요성까지 논리적으로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봅시다. 강정해군기지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막기 위한 것 입니까? 강정은 휴전선 해상에서 너무 멀지요. 그래서 북한을 겨냥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면 해양대군입니까? 혹은 이어도 자원개발에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 입니까? 만약 목적이 이어도 문제라면, 중국 해군과 군사력 겨루기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겁니까? 우리나라는 중국과 군비경쟁을 해서도 안 되고 할 필요도 없지 않나요? 이어도 문제는 군사력이 아니라 국제, 외교차원에서 풀어야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해군력이 세계 약 10위권이라고 어떤 통계자료에서 봤습니다. 우리나라 경제규모 면에서 보자면 작지 않은 규모의 해군력입니다. 하여튼 해군이 이야기 하는 이 모든 강정해군기지 사업의 필요성이 타당하지 않으니, 미국해군을 염두해 둔 기지라는 말이 더욱 일리가 있습니다. 국회의원 장하나 의원이 강정해군기지가 미국해군과 관련성이 있음을 밝혀냈지요. 그럼에도 해군은 미국과의 관련성을 부인합니다. 이렇듯 투명하지 못한 군사력은 밖으로 향할 때는 타국에 대한 침략과 파괴행위가 되고, 안으로 향할 때는 자국민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수단이 되어온 역사를 봅니다.

 

칼은 칼을 부르고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습니다. 이제 어떻게 하는 것이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지켜낼 것인지를 이야기 할 때입니다. 권력자를 위한 안보가 아니라 나라와 국민을 위한 평화를 어떻게 실현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러니 해군은 강정주민과 대화하러 나와야 합니다. 일방적 설득은 대화가 아닙니다. 지금과 같이 권력의 힘으로 공사를 밀어 붙여서 오히려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상황이 될까 심히 염려가 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의 결과를 보십시오. 종교계와 시민단체, 그리고 엄청난 국민이 절대 반대했음에도, 이명박은 국민을 속이고 밀어 붙이기로 자신의 임기 중에 4대강 사업을 완료했습니다. 이제 총체적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민이 더 분명히 밝혀낼 것입니다. 누구는 자연이 스스로 그 사업의 잔악성을 소리칠 거라고 합니다. 중요하고 큰 일 일수록 투명하게 마을주민과 국민의 합의를 거치는 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입니다. 다시 강정해군기지 문제로 많은 종교적 양심인과 국민이 모이고 있습니다.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 법정에 서서 증언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원하는 것은 오직 평화입니다. 부디 판사님도 이에 귀 기울여 주셔서 사법부의 정의를 실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01388

박도현 수사

<편 지>

 

형제, 자매님께 인사 전합니다. 올해는 최고 40도를 넘는 유난히 더운 여름입니다. 육지는 홍수피해, 제주는 가뭄피해, 풍부했던 강정천 물도 많이 말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비 소식이 기다려집니다. 저의 몸 소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처음 겪는 교도소 수감생활이라, 첫 한 달 동안은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다소 긴장된 상태에서 적응해 가는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체적 증상을 보면 제주교도소로 이감된 후 10일쯤에 얼굴피부가 거칠어지면서 어깨 팔 부위에 땀띠 같은 알레르기성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엉덩이에 종기하나가 나를 괴롭혔지요. 여기서는 바닥에 앉는 생활을 하기 때문에, 동시에 심리적으로도 앞으로 몸의 증상이 어떻게 진행될 건가에 대한 불안감이 없지 않았지요. 그래서 치료가 필요하다고 의료보고전을 냈고, 이틀 후에야 의무실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몇 일 지나면서 정상으로 돌아 왔습니다. 교도소 선험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교도소라는 특수한 생활방식에 적응하는 초창기에 가장 약한 신체부위에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 답니다. 그리고 나는 마신 물을 의심해 봅니다. 처음에 여기 지하수 수돗물을 그대로 마셨거든요. 그 후론 끊인 물을 먹고 있습니다. 그리고 운동시간에 열심히 체력단련을 하고 있습니다.

 

10일 전에 교도소에 있는 나에게 검찰조사 요청이 왔습니다. 내가 고소한 사건에 대한 조사라라고 하니 가지 않을 수 없었지요. 저희가 현장범으로 체포 됐던 71, 체포와 연행과정에 위법한 세 명의 경찰관을 고소했습니다. 고소취지로써,

1.‘즉각적으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고,

2. 현행범 체포의 요건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체포한 불법체포감금죄(형법 제 124),

3. 범죄행위와 관련이 없는 고소인의 핸드폰과 캠코드를 강제로 압수한 행위는 경찰의 직권을 남용한 직권남용죄(형법 제 123),

4. 개인물품인 캠코드를 파손한 손괴죄(형법 제 366),

5. 시공사의 문화재 보호법 위반, 환경영향평가법 위반에 대한 방조죄 및 직무유기죄(형법 제 122) 가 있다고 썼습니다. 그래서 오후에 출정준비를 했습니다.

 

출정이란 교도소 용어로 재판이나 검찰 조사 등으로 교도소 문을 벗어나는 상황을 일컫는 말입니다. 수갑을 채우고 청색 포승줄로 묶여서 제주검찰청으로 이동, 대기실에서 한참을 기다렸다가 검찰보좌관 앞에 앉았습니다. 사실 고소장 안에 모든 것이 기록돼 있기에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조사관이 여러 가지 질문을 했고, 결국 나는 조사관에게 이번 내 고소건과 관련되지 않는 질문이라면 대답할 의사가 없으니, 빨리 끝냅시다를 수회 반복했지요. 그는 마지못해 마지막 질문을 던졌습니다. 당신은 피고인이 처벌 받기를 원합니까?” 그 질문에 나는 순간적으로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급하게 낮은 목소리로 응답했습니다. , 처벌 받기를 원합니다.”

 

사실 내가 원하는 처벌의 대상은 강정해군기지관련 사회구조악입니다. 그리고 해군기지공사 책임결정권자와 경찰력을 움직이는 공권력의 책임자 이지요. 그러나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꼭꼭 숨어 있습니다. 그래서 해군기지사업 결과에 대해 실제적으로 책임질 사람이 없는 듯합니다. 정책결정 과정에서 민주적 절차를 완전히 무시하며, 아무도 그 결정에 책임을 지지 않아서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교체 할 수 없다. 정부와 경제지도부의 관료체제에 굳건히 뿌리박은 특권층은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다. 사회전체의 이익보다는 사적인 이해관계와 물질적 특혜와 출세에 유리한 방향으로 모든 것을 결정한다.”(바웬사)

 

내가 고소한 김 경찰관은 이 사건을 인연으로 나와 부딪쳤던 사람입니다. 내 인상에 그는 상사에게 열심히 충성해서 진급하고픈 공무원, 평범한 경찰관으로 보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도 우리와 같이 사회구조악의 피해자 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 내가 여기 교도소에 갇혀 있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당연함께 있음입니다. 강정의 평화를 위해 일하다가 갇힌 양윤모, 김영재, 그리고 송강호님과 함께 하고 있음. 그들이 공권력에 의해서 감금 되었으니, 나도 저들과 비슷한 처지에 함께 존재함으로 서로의 위로가 되리라는 믿음 말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강정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과 함께 연대하는 것으로 나에게 주어진 몫이란 생각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여기서 잘 사는 것만으로도 이 싸움에서 작은 승리 이겠다 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이런 믿음이 모여서 우리 모두의 승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강정의 평화~

 

"마음이 굳세어서 두려움을 모르리니 마침내 그 원수들의 망신을 보리라. 그는 없는 이에게 기꺼이 나눠주어도 의로움은 그대로 항상 남아 있으리니 영광 속에 그 이마가 높이 쳐들리리라. 악한 자 이를 보고 울화를 터뜨리며 이를 갈면서 죽어 가리니 악한 자의 탐욕은 스러지고 말리라.”

- 시편 112, 8-10 -

2013. 8. 19. 

22방 박도현 수사 합장

 

 

소박하고 가난하게 살자

이웃에 대한 따뜻한 눈길을 간직하며

강정 생명평화 미사

월요일 오전 11시 오후 4시, 화요일 ~일요일 오전 11

강정의 평화를 위한 기도 매일 12시 부터 12시 30분 사이

강정의 평화를 위한 묵주기도와 강정아를 봉헌 합니다.

각자의 장소에서 기도로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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