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 (화)
(녹) 연중 제34주간 화요일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자유게시판

정말 신비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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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영 [pennom] 쪽지 캡슐

2008-04-11 ㅣ No.119398

일찌기 중국의 문호 호적(胡適)은 중국인의 병폐 중에 하나인 명교(名敎)에 대해서 한탄한 적이 있는데,

무엇이든지, 이름을 붙이고 그 이름 자체가 무슨 신통력이라도 있는듯이 떠받드는 습관을 한탄한 내용입니다.

선사들 중에는 부처를 보면 부처를 죽이고, 보살을 만나면 보살을 죽이라는 말이 있는데, 새겨들을 말입니다.

밥 먹고 똥싸고 자고 일어나고 공부하고 노는 모든 것이 다 도인데 무슨 도를 깨친다고 법썩이냐는 이야기죠.

이 말은 반대로 해석하면 도(道)다, 도다 하고 입으로만 떠드는 것으로는 도를 알 수 없고, 모든 순간, 모든 일

상 가운데에서 도를 깨우치기 위해서 한시도 도를 생각하지 않는 순간이 없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수행자의 할

일이라는 말인 것 같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아침에 도를 깨치면 저녁에 죽어서 여한이 없다."는 공자의 말씀이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세속이냐 하느님이냐,  하는 선택의 순간에 중간지점은 있을 수 없고,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버릴 수 밖에 없

다고 성경은 가르칩니다. 너희가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는 말씀이나,  가진 모든 것을 팔아 나누어주고 나를 따

르라는 말씀도 있습니다. 이것은 단절과 결단을 의미하는 것으로 삶의 지향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를 말해줍니

다.  그러나 이 말씀은 우리 모두가 세속을 떠나서 황야로 나가야 한다는 말씀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세속 안에서 세상 것이 아니라 하늘의 것을 지향하며 살아야 한다는 말씀일 것입니다.

이 말씀은 또한 나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내 안에 사시는 것이라는 사도 바오로의 말씀과도 일맥

상통하는 말씀일 것입니다.

 

유행가에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떠오르는 당신 생각/ 피할 길 없는 내 마음..."

앉으나 서나, 자나 깨나, 사나 죽으나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내 안에 사는 것이라면 결국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라는 이야기인데,

한 몸안에서 어떤 지체는 해를 보고 달이라고 하고

어떤 지체는 달을 보고 해라고 하니 어이가 없다기 보다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정말 신비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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