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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문집 3권을 하느님께 바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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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문집 3권을 하느님께 바칩니다
올해 환갑을 먹(었)습니다. 무안하고도 부끄러워지는 심정입니다. 이룬 것도 쌓은 것도 없이 나이만 먹었습니다. 비록 현실적으로는 이룬 것도 가진 것도 없지만, 하느님 신앙을 잘 유지하고 가꾸어 하늘에는 뭔가를 많이 쌓게 되기를 늘 소망하고 있으니, 그것 자체가 하느님의 크신 은총이요 축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찍이 내 문학은 내 신앙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려 15년의 낙방 끝에 중앙일간지 신춘문예를 잡아 등단의 꿈을 이루었을 때 어느 지면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불후의 명작을 탐하지 않는다. 인간 세상에 '불후(不朽)'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 설사 내가 위대한 명작을 써서 내 이름과 작품이 천년 만년을 남는다 하더라도, 그것 역시 하느님의 시간으로 볼 때는 풀잎에 맺힌 이슬방울에 불과하다. 나는 세상의 명예나 영화를 추구하기보다는, 세상의 허무 속에서 겸허함을 추구하고자 한다. 내 문학은 어디까지나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내 신앙을 풍미하는 것이어야 한다." ▲ <때로는 내가 하느님 같다> 내 처녀 시집이기도 하다. 신앙시집으로 첫 시집을 갖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 지요하 신앙시집 30년 가까운 작가 생활 중에 장편소설 다섯 권(권수로는 7권)과 예술인 탐방기 한 권만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이렇게 빈약한 업적이 적이 부끄럽습니다. 더욱이 여태까지 창작집은 한 권도 갖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환갑을 먹은 올해 비로소 창작집을 한 권 갖게 되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회갑 시기에 첫 창작집을 갖게 되기를 소망했고, 첫 창작집은 '신앙소설집'으로 엮을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 소망을 오늘 이루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신앙시집과 신앙산문집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신앙시집, 신앙산문집, 신앙소설집, 이렇게 세 가지 신앙문집을 동시에 갖게 된 것입니다. 스스로 회갑을 기념하여 세 가지 신앙문집을 동시에 갖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3권의 신앙문집을 동시 출간하게 된 것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특별한 일'에 대한 가치 추구입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문인들이 자신의 회갑을 기념하여 문집 만드는 일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갑기념 문집은 단일 장르에 국한되는 것이었습니다. 한꺼번에 여러 권의 회갑 문집을 출간한 경우도 단일 장르로 이루어진 일입니다. 내 경우처럼 세 가지 장르의 문집을 동시 출간한 예는 매우 드물지 싶습니다. 어쩌면 내가 최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왕지사, 욕심을 내볼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 <사람은 쇡여두 하느님은 뭇 쇡이는 겨> 처음 갖는 내 산문집이다. 신앙산문집으로 첫 산문집을 갖게 된 것을 뜻 있게 생각한다. ⓒ 지요하 신앙산문집 또 한가지 이유는 전국 수많은 성당들의 신부님들께 한꺼번에 세 권씩 증정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실은 이것이 더 큰 이유입니다. 책이란 게 흔해빠진 세상에 한 권만 달랑 보내서는 받은 즉시 어디에다 치워놓기 똑 좋습니다. 하지만 한꺼번에 세 권의 책이 가면 어디에다 그냥 밀어놓기 어렵습니다. 관심이 더 갈 수밖에 없고, 책을 이놈 저놈 번갈아 손에 들고 있는 시간이 좀더 오래 유지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신부님들의 관심을 유도하여 주문을 많이 받고자 하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일종의 판매 전략입니다. 이 또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 태안 지역은 현재 '재난지역'이고, 우리 태안성당은 '재난지역' 성당입니다. 성전 건축에 따른 빚이 꽤 많습니다. 매월의 이자 부담도 힘겹습니다. 기름재난의 여파로, 현재 빚을 갚을 방도가 없습니다. 총회장 처지에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내 회갑기념 신앙문집 3권 동시 출간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전국의 수많은 성당들에 재난지역 성당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판매수익금 전액을 기름재난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태안성당 신앙공동체를 위해 하느님께 봉헌한다는 선한 의지를 설명하면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이었지요. 책의 내용이 아무리 좋더라도 서점에 내놓는 것으로는 승부가 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시도해온 서울 유명 출판사와의 교섭을 중단하고, 조금이나마 지역 경제를 도울 겸 지역 출판사에 일을 맡겼습니다. 원가 부담을 크게 줄이고, 좀더 많은 금액을 하느님께 봉헌하려는 뜻이었습니다. 저는 너울이나 겉치레보다는 내용을 더 중시하는 사람입니다. ▲ <한국인 사제, 첫 우주미사를 지내다> 1982년 등단 이후 26년이 흘렀지만, 회갑 나이에 이른 올해서야 첫 창작집을 갖게 되었다. 회갑 나이에 신앙소설집으로 첫 창작집을 갖게 된 것을 더없이 기쁜 일로 여긴다. ⓒ 지요하 신앙소설집 1984년 첫 번째 저서인 장편소설 <신화 잠들다>를 출간하고 고향에서 출판기념회 행사를 가진 바 있습니다. 그때로부터 어언 24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여러 권의 책을 가졌습니다만, 첫 번째 저서 이후로는 한 번도 출판기념회 행사를 갖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환갑 나이를 먹으면서 3권의 신앙문집을 동시 출간하고, 13일(일요일) 태안 성당에서 봉헌미사를 올린 다음 출판기념회 행사를 갖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큰 은덕으로 여깁니다. 저의 회갑기념 신앙문집 '봉헌미사(오전 10시 30분)/출판기념회(오후 3시)' 자리에 오시어 제게 축하와 격려를 베풀어주시고, 성공을 기원하는 기도에 동참해 주신다면, 고장에서 오래 헌신 봉사의 삶을 살아온 저에게 귀중한 보답과 보람이 될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10일치 충남 태안의 <태안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4.10 09:28 ⓒ 2008 Ohmy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