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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0일 연중 제19주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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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0일 연중 제19주일 - 마태오 14,22-33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 <체면이고 뭐고 다 던져버리고>
여름휴가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덥다보니 대부분의 피서객들이 바다나 강, 계곡같이 시원한 물이 있는 곳을 찾아갑니다.
항상 조심해야 할 것이 물입니다. 만만하게 봤다가 큰 코 다칩니다. 저도 최근에 가까운 강에 수영 갔다가 정말 혼난 적이 있습니다.
멀리서 바라본 강물, 그저 평화로웠습니다. 그저 유유히 흘러갔습니다. 그러나 웬걸, 막상 강안으로 들어가 보니 얼마나 물살이 셌는지 모릅니다. 강을 헤엄쳐서 건너갈 때는 아무 문제없었는데, 건너올 때가 문제였습니다.
아무리 기를 써도 그 자리였습니다. 알고 보니 그곳은 밑에 큰 웅덩이가 있어서 물길이 도는 자리였습니다. 마음대로 수영이 되지 않으니 불안해졌고, 당황하다보니 숨도 가빠졌고, 혹시나 해서 발을 뻗어 봐도 바닥에 전혀 닿지도 않고...
강 건너편에 사람들이 많이 앉아있었지만, 그 상황 속에서도 체면은 있어가지고 ‘살려 달라’ 소리는 할 수 없고...
그곳을 빠져나오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정말 죽다가 겨우 살아났습니다. 겨우 겨우 뭍으로 걸어 나오니 현기증이 다 날 정도였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베드로 사도도 비슷한 처지에 놓였습니다.
자신만만하게 물에 들어선 베드로 사도, 우쭐한 마음으로 예수님을 향해 몇 걸음 걸었지만, 한 순간 불어 닥친 거센 바람 앞에 그만 잔뜩 겁을 먹게 되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아무런 준비 없이 높은 풍랑이 이는 깊은 호수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 사도는 저와 달리 겸손했습니다. 다급한 상황 앞에서 체면이고 뭐고 다 던져버리고 큰 목소리로 예수님께 외쳤습니다.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오.”
보십시오. 베드로 사도의 적나라한 모습을!
꽤 부끄러운 모습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주님께서 무척 기뻐하실 모습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자신의 감정을 조금도 숨기지 않고 스승 앞에 드러냅니다. 힘들 때는 힘들다고 부르짖습니다. 두려울 때는 두렵다고 말씀드립니다. 도움이 필요할 때는 앞뒤 안 가리고 도와달라고 외칩니다.
자신의 나약함, 부족함, 어두움, 죄, 실수...자신의 모든 것을 조금의 가감도 없이 스승 앞에 완전히 드러내 보입니다.
이런 솔직한 베드로 사도였기에 완벽한 ‘환골탈태’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런 단순한 베드로 사도였기에 지속적인 정화과정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런 겸손한 베드로 사도였기에 예수님의 도우심에 힘입어 든든한 교회의 반석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218번/주여 당신종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