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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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종교다원주의, 뉴에이지? (김동식님, 김은자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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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혁 [joseph13] 쪽지 캡슐

2009-11-30 ㅣ No.143778

 

저는 스스로 가톨릭 근본주의자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타종교인이나 비종교인에게 전도 안 해요.(이 점에 대해서는 비난받을 수도 있겠네요) 그들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각자 자신의 신앙과 가치관을 지키며 그 안에서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모든 사람들이 가톨릭 신자가 되기를 바라지도 않아요. 오히려 한국 인구의 10%라는 현재의 비율도 높다고 여겨지네요. 양적인 성장보다는 질적인 성장이 아쉽기도 하고요.  

그런 제가 이 게시판의 몇몇 분들에게 무척 화가 나는 이유는 “그들이 교도권에 저항하기 때문”, “감히 신성한 교리를 부정하기 때문”이 아니에요. 도대체 상식이 없고, 논리가 없고,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교도권, 교리, 다 떠나서 한 번 생각해봅시다. 시대가 변했는데 천주교는 아직도 전통에 집착하고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다고요? 시대가 변했으니 이제 교회 안에도 여러 사상을 도입해야 한다고요? 

천주교가 뭐 그렇게 배타적이란 말입니까? 천주교 신자들이 불상에 페인트칠을 하나요? 단군상을 때려 부수나요? 마을 어귀에 있는 솟대, 장승을 파손하나요? 신부님들이 강론시간에 타 종교 믿는 사람들은 사탄이라고, 전부 지옥 간다고 말씀하시기라도 하나요? 오히려 석가탄신일이면 성당 앞에 “석가 탄신을 축하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거는 종교가 천주교 아니던가요? 

종교다원주의를 경계해야한다는 건, 가톨릭 신자들 내에서 그렇다는 거잖아요. 사회가 다원화되어가니까 가톨릭교회 내에도 온갖 종교를 다 들여오기라도 해야 한다는 뜻인가요?  

교황께서 “가톨릭교회만이 참교회”라고 하신 게 그렇게 나쁜 거예요? 그럼 교황께서 가톨릭교회도 진리고, 정교회도 진리고, 개신교도 진리고, 불교도 진리, 자이나교도 진리, 이슬람교도 진리, 유대교도 진리, 무신론도 진리, 안티 크라이스트도 진리, 모두모두 진리, 라고 하셔야 하나요? 어차피 가톨릭 신자 아닌 사람은 교황의 권위도 인정하지 않을 텐데 그 사람들은 교황께서 뭐라고 하건 상관없는 것 아닌가요? 님은 아프리카 깐따라삐아 부족의 추장이 “깐따라삐아교만이 진리다”라고 하면 불쾌하세요? 어차피 안 믿는 사람한테는 상관없는 것 아녜요? 뭐가 그렇게 문제라는 건지 도통 이해가 안 되네요.  

그리고 시대를 앞서가는 굿뉴스게시판의 선지자 김모씨께서 그렇게 쓰셨더군요. 시대는 변하는데 교회는 그대로다. 내 입맛에 맞는 게 없다. 요깃거리를 마련해라. (분명히 요깃거리라고 하셨습니다)  

진짜 할 말이 없습니다. 한식집 가서는 피자 내놓으라고 하고, 피자집 가서 왜 한우는 안 파냐고 할 기세네요. 전자제품 가게 가서 왜 꽃은 안파냐, 꽃가게 가서는 왜 소금은 안파냐, 따지기라도 할 기세예요, 네?  

율법학자라고 매도당할까 두려우니 종교를 떠나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한 번 봅시다. 잘 들으세요, 선지자님? 사회가 다원화될수록 기업은 자신의 특수성, 정체성을 확고히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답니다. 패션 브랜드 <질 샌더>의 정체성은 투박함과 중성적인 느낌, <안나 수이>의 정체성은 아기자기함과 사랑스러움이죠. 왜 그렇게 투박하기만 하냐고 질 샌더 제품에 방울 리본 달고, 왜 그렇게 달짝지근하기만 하냐고 안나 수이 제품에서 디테일 다 떼버리면 그게 질 샌더, 안나 수이입니까? 그렇게 하면 더 잘 팔릴 것 같아요? 

뉴에이지니 크로스오버니 그런 거 아무리 유행하는 것 같아도요. 클래식 음악과 뉴에이지 음악, 팝 음악 각각 고유의 장르가 있어요. 님 보면요. 조수미한테 왜 맨날 성악만 하냐, 레파토리 지겹다, 재즈곡도 좀 해라, 힙합 가수한테 왜 니들은 그런 펑퍼짐한 옷만 입냐, 턱시도도 입고 스키니진도 입어라, 하실 기세예요.  

님 뉴에이지에 대해 글 올린 적 있죠? 내용 보고 기함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삭제되었더군요. 요즘 젊은이들이 어떤데 교회는 아직까지도 뉴에이지를 터부시하고 권위적으로 어쩌고저쩌고... 이보세요. 보헤미안님, 젊은이들이 뉴에이지를 얼마나 우습게 생각하는지는 아세요? 궁금하시면 각종 인터넷서점이나 블로그 등에 올라온 <시크릿> 서평이 어떤지 한 번 둘러보세요. 그저 마케팅의 승리였고, 쓰레기 같은 책일 뿐이라고 혹평 일색이랍니다. 그렇게 심하게 비난받은 책도 드물 겁니다. 젊은이 취향이 어떤지도 좀 알고 떠드세요.

 

 
 

(이 만화에서 시크릿을 비꼬고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하셨다면 님의 센스없음을 탓하셔야 할 겁니다)

 

위대하신 선지자님,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교회에서는 젊은이한테 권위적으로 대하냐고요? 참나, 젊은이에 대해 잘 아시는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어이없어. 젊은이들이 교회의 권위를 억압이라고 생각하고 이에 반항심이라도 품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젊은이들은 그런 거 별로 관심 없어요. 요즘이 어떤 세상이냐고요? 돈이면 다 해결되는 세상이죠. 그런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젊은이들이 성직자들의 권위에 대해 불만이라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거든요. 젊은이들이 두려워하는 건 조금 극단적으로 일반화시키면 돈이거든요. 아시겠어요?  지금 젊은이들이 60년대 히피인줄 아시나.  

지난 번 글에서 약혼녀의 시골집에 50년 전에 갔었다고 하시는 것 보면 연세가 꽤 되시는 것 같아요. 젊은 오빠 행세 하고 싶으신 모양인데, 젊은이들은 님 같은 분 별로 안 좋아해요. 어르신들은 품위 있고 그 나이에 어울리는 모습이어야 좋지, 고삐리들 쓰는 유행어 어설프게 따라하면서 자신이 젊은 감성의 소유자라도 되는 척 착각하면 그 모습이 객관적으로 볼 때 우습겠습니까, 안 우습겠습니까? 10대 여성에겐 10대 여성의 아름다움이 있고, 60대 여성에겐 60대 여성의 아름다움이 있는 건데, 할머니가 갈래머리하고 레깅스 입고 다닌다고 소녀처럼 보여요? 허무맹랑한 신화를 맹신한다며 교인들이 하루빨리 “피터팬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셨죠. 누가 피터팬 콤플렉스에 걸렸는지 좀 판단을 하세요.

 

그리고 김은자님 보세요.

님 보면 기수련이 어쩌고 단월드가 어쩌고 천손이 어쩌고 잡스러운 얘기 줄줄 늘어놓으시는데요. 님이 뭘 믿건 님 자유거든요. 그런데 그런 얘기를 꼭 여기서 하셔야 합니까? 그렇게 단월드가 좋으면 단월드 사이트 가서 쓰시면 되잖아요, 누가 그런 것까지 뒷조사해서 고발하고 님을 괴롭히기라도 해요? 기수련하고 싶으면 미사 끝나고 기수련하러 가세요. 그런 거 들키면 종교재판이라도 받냐고요. 물론 천주교 신자들이 알면 좋아하지는 않겠지만 그런다고 님을 물리적으로 테러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사세요. 그런데 제발 여기서는 그런 얘기 좀 꺼내지 마시죠. 기본적인 예의라는 걸 모르십니까? 심지어 재즈 동호회에 가면 재즈 얘기하고, 국악 동호회 하면 국악 얘기하는 게 기본인데, 재즈 동호회에서 국악 얘기하고, 국악 동호회에서 재즈 얘기하는 사람, 정말 밥맛 없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그런 얘기하면 구성원들이 싫어하는 건 당연한 거예요.  

기수련 얘기하고 단월드 얘기하고 천손 얘기하고 거기까지도 좋은데요. 가톨릭 교리 얘기하는 사람한테 역으로 교과서적이니, 네모돌이니, 바리새이니, 그런 식으로 공격하시지는 마시죠. 얼마나 어이없는지 아십니까?  자기는 뭐 기수련에 단월드에 단군에 온갖 얘기 실컷 하면서 교리서에 있는 얘기한다고 네모돌이에요? ㅋㅋㅋㅋ 참나. 어이가 없어서...  

또 동방박사가 어쩌고 하시겠습니다. 뭔 얘기를 하시는 건지... 동방박사가 뭐 어떻다구요? 주장하려는 게 뭐예요? 동방박사가 뉴에이지니까 뉴에이지를 들여와야 한다고요? 어쩌자구요? 이보세요. 그레고리오성가 중에는요. 당시 창녀들이 흥얼거리던 선율에 성경 내용을 가사로 쓴 것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미사시간에도 성가 부르지 말고 유행가 부를까요?  

댓글 맨 마지막에 단다고 님이 이긴 거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게시판 사람들이 님한테 다 지죠? 심지어 신부님들도 님한테는 못 당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게 님이 옳아서, 님이 훌륭해서가 아니라요. 다른 사람들은 자기 실명 걸고 그렇게까지 무식하게 싸우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예요. 아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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